'줍줍' 신청자격 강화에도… '돈 되는 곳'엔 수요 '우르르'

입력 2021-06-01 18:06 수정 2021-06-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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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당첨되면 로또
단기 공급 몰린 대구·부산 줍줍 미달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오자 막판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들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오자 막판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들 모습. (연합뉴스)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단지에서 ‘무순위 청약(줍줍)’ 물량이 나오자 막판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정부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를 위해 청약 요건을 대폭 강화했지만, 입지가 양호한 곳은 나왔다 하면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 일쑤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은계파크자이’는 이날 잔여 3가구(전용면적 84㎡형)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에는 9600명이 몰려 경쟁률 3200대 1을 기록했다. 해당 평형 분양가는 3억7070만 원 수준으로 3년 전 분양가와 똑같아 인기를 끌었다.

이번 잔여 가구 물량의 분양가는 인근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다. 입지환경이 비슷한 인근 ‘시흥은계 한양수자인더클래스’ 전용면적 84㎡형은 현재 8억~9억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당첨 시 최소 4억 원 이상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단지 인근에 있는 시흥시 능곡동 ‘시흥시청 트리플포레’는 4월 무순위 청약에서 12가구(전용면적 49㎡형 7가구·59㎡ 5가구) 모집에 2885명이 몰려 경쟁률 240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이후 공급되는 무순위 물량에 대해선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무순위 물량을 받은 경우에는 일반청약과 동일하게 일정 기간 재당첨이 제한된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에도 ‘줍줍’의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달 3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 SK뷰’에서도 2가구(전용면적 84㎡형 2가구) 모집에 913명이 참여해 경쟁률이 457대 1에 달했다. 이번 물량은 현재 시세와 비슷한 13억3000만 원에 나왔음에도 일반 청약경쟁률을 뛰어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집값이 분양가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점점 희박해지고 청약 당첨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무주택 수요자들이 기댈 건 줍줍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무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해 양극화 양상을 띠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실시한 대구 동구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 696가구 무순위 청약에서 172건만 신청해 미달이 났다.

미달 사례가 속출하는 이유로는 입지가 꼽힌다. 대구 동구 외곽 지역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분양가도 3.3㎡당 1400만 원 수준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부산 분양시장에서는 미달 물량이 쏟아지고 줍줍에서도 계약자를 찾지 못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 성적이 안 좋았던 단지는 대부분 입지적 매력이 없는 곳들”이라며 “지방 등 외곽지역은 분양가격이 많이 좌우되는데 최근 높아진 분양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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