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청장 16명이 신고한 아파트 가격이 시세의 56%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청장 25명의 부동산 재산(건물ㆍ토지) 신고액은 총 429억 원으로 집계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일 발표한 '서울 25개 구청장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본인과 가족을 포함해 아파트를 보유한 구청장 16명이 신고한 아파트 재산은 총 124억50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7억8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공직자 재산공개 관보와 KB국민은행 등 부동산 시세정보 등을 참고해 아파트 신고 재산과 시세 차이를 비교했다.
3월 기준 시세로 계산하면 16명 아파트 재산은 신고액보다 100억 원가량 비싼 224억 원이고, 1인 평균은 14억 원이다. 특히 아파트 재산이 가장 많은 구청장 3명은 신고액과 시세 간 차이가 10억 원을 웃돌았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강남구에 보유한 72평형 아파트를 16억6000만 원으로 신고했지만 시세는 32억8000만 원으로 신고액이 시세의 51%로 나타났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의 아파트 2채 신고액은 18억8000만 원, 시세는 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아파트 신고액도 15억1000만 원으로 시세 27억 원보다 11억9000만 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아파트 재산 신고액이 시세의 절반에 못 미쳤다.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아파트 2채를 4억3200만 원으로 신고했지만 시세는 9억7900만 원으로 시세 대비 44%였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아파트 신고액 4억8700만 원도 시세 10억9000만 원의 45% 선이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아파트 1채를 2억8300만 원으로 신고했으나 3월 기준 시세는 7억2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신고액이 시세의 39%로 나타났다.
서울시 구청장 25명의 부동산 재산(건물ㆍ토지) 신고액은 총 429억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공개 당시(358억 원)보다 71억 원 늘어났다. 부동산 재산 상위 10명은 전년보다 평균 4억4000만 원 늘어난 1인당 평균 35억 원을 신고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4년간 비강남 지역 집값이 강남보다 많이 올랐는데 공시지가가 시세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산을 시세대로 신고하고 가족들의 고지 거부가 없었다면 재산은 더 많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시세를 반영 못 하는 공시지가ㆍ공시가격 신고, 무분별한 고지 거부 허용 등으로 공직자들의 재산이 축소 공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축소된 공시가격이 아닌 시세대로 신고하고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