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은 학습 결손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등교수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도권 중학교 등교 확대를 시작으로 2학기 전면 등교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2017년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전환했다. 평가 대상이 전체 중3·고2 학생에서 3% 표본 학생으로 축소됐다.
이번 평가 결과는 지난해 11월 실시됐다. 전체 중3·고2 학생(77만1563명)의 약 3%인 2만117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평가 결과는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이번 평가 결과 지난해 상위 그룹인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학교 국어·영어, 고등학교 국어에서 감소했다. 중3의 경우 전년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82.9%, 영어 72.6%였지만 지난해에는 75.4%, 63.9%로 각각 7.5%포인트, 8.7%포인트 하락했다. 고등학교 국어도 같은 기간 77.5%에서 69.8%로 7.7%포인트 낮아졌다.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중3 국어의 경우 전년 4.1%에서 6.4%로, 영어는 3.3%에서 7.1%로 각각 2.3%포인트, 3.8%포인트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 국어·수학·영어에서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 국어는 4.0%에서 6.8%로, 수학은 9.0%에서 13.5%, 영어 3.6%에서 8.6%로 상승했다.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심리 적응도ㆍ교육환경만족도)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학교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중학생 비율은 59.5%로 전년 대비 4.9%포인트, 고등학생은 61.2%로 3.5%포인트 감소했다.
교육부는 맞춤형 평가를 지원하는 시스템부터 장기 누적 결손 조사 등의 대책을 추진한다. 학습능력뿐 아니라 의사소통·정보처리역량 등 사회·정서적 영역까지 컴퓨터 기반 평가로 측정한다. 연 3회, 초3~고2로 평가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올해부터 3년간 초3·중2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정서·신체 건강에 결손이 없는지를 관찰하는 '코로나19 대응 중장기 종단조사'도 실시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제안한 '교육회복프로젝트(가칭)'도 이달 말 확정하기로 했다.
학습 결손 심화 현상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되자 교육부는 이달 14일부터 등교 확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학교 밀집도 기준을 현행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 상대적으로 등교수업 비율이 낮은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확대를 추진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학교별 등교비율은 초등 67.7%, 중학교 48.3%, 고교 67.2%다. 1.5단계를 적용 중인 비수도권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모두 80% 이상의 등교 비율을 보이고 있다.
현장실습이 필요한 직업계 고등학생에게는 거리두기 1·2단계까지 전면등교를 가능하게 등교 유연화를 추진한다. 교육부는 단계적 등교 확대를 계기로 방역체계를 보완해 이달 중순 '2학기 전체 학생 등교를 위한 단계별 이행안'도 발표한다.
유 부총리는 “학습 결손의 문제는 교육 회복의 관점에서 역량이 투입돼야 할 사안으로 인식하고 교육청 등 관계 기관들과 긴밀히 협의해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