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호조'로 웃은 건설업계…"포스트코로나 시대, 새 먹거리 준비해야"

입력 2021-06-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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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내수주 32%↑·해외수주 29%↓
2023년 공급 과잉…“사업다각화 필수”

▲정부의 건설 경기 활성화로 건설사들이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놨지만 향후 주택 경기가 꺾였을 때를 대비해 새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소규모 건설현장. (이동욱 기자 toto@)
▲정부의 건설 경기 활성화로 건설사들이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놨지만 향후 주택 경기가 꺾였을 때를 대비해 새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소규모 건설현장. (이동욱 기자 toto@)

건설업계가 올해 주택사업은 호조를 보이지만 해외 수주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내 집 마련’ 수요가 늘고 있다. 반면, 세계 경기 침체로 해외 건설사업은 발주가 취소되거나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

3일 대한건설협회 월간 건설경제 동향에 따르면 건설업계의 1분기 국내 수주액은 47조870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8% 늘었다.

국내 수주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각각 33.3%, 31.1% 늘어나며 수주액 증가를 견인했다. 공공부문은 △발전 송배전 △댐 △철도 △재개발ㆍ신규주택이, 민간부문은 △도로ㆍ교량 △관공서 △재건축 등 수주가 이어졌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호조로 1분기 깜짝 실적도 거뒀다. 이들 빅4 건설사의 1분기 통합 매출액은 10조92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633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했다.

반면 해외 수주는 크게 줄었다. 건설업계의 1분기 해외 수주액은 79억7869만 달러(약 8조8000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28.7% 감소했다.

해외 수주는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아시아 지역이 저유가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건설 예산을 축소하거나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이 원인이다. 특히 계약이 지연되면서 중동과 아시아 수주액은 지난해 1분기 100억 달러에서 올해 53억 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주택 인허가 줄고 미분양 주택 증가…"건설사 새 먹거리 마련해야"

1분기 주택사업은 호조를 보였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새 먹거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주택 인허가는 감소하고 미분양 주택은 늘고 있다. 주택사업도 마냥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자 수익성 높은 택지 확보나 정비사업 수주를 늘렸다. 수주는 늘어났지만 실제 인허가·착공에 돌입하지 않았다. 국내 수주액 중 주택 비중은 47.8%로 역대 두 번째로 높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민간분양이 늘어나고 2023년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2024년 이후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건설사들은 주택 가격과 호황기 지속 여부, 현재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꾸준히 감소하던 미분양 주택은 22개월 만에 증가했다. 지방에서는 공급 과잉에 미분양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최근 분양 물량이 많이 늘어나면서 계약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대구 미분양 주택은 897가구로 지난 3월 153가구에 비해 486%(744가구) 증가했다. 2020년 10월(1143가구) 이후 최대치다.

7월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일반분양 경쟁률이 낮아지고 미분양 물량도 점차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인 미래먹거리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는 물론 기술·노하우 축적을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 실현이 필요하다”면서 “비건설 부문 사업 진출 역시 건설 경기 하강 국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방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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