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도, 부동산도 없었다...맥빠진 더민초 -문재인 대통령 간담회

입력 2021-06-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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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일정에 기념촬영만 30분...문 대통령 “혁신 DNA 민주당에 자부심”

▲<YONHAP PHOTO-2896> 문 대통령 간담회 결과 보고하는 민주당 초선의원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과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6.3    zjin@yna.co.kr/2021-06-03 13:45:41/<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2896> 문 대통령 간담회 결과 보고하는 민주당 초선의원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과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6.3 zjin@yna.co.kr/2021-06-03 13:45:41/<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을 만나 남은 임기 국정운영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쓴소리가 나올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대통령이 듣기 불편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고 청와대가 공식 발표할 만큼 맥 빠진 간담회였다는 평가다. 1시간 30여분에 걸쳐 진행된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 시간을 뻰 의원들의 토론시간은 30여분에 그쳤고, 문 대통령과 참석자 개개인의 기념사진 촬영에 30분 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의원 68명과 차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좋은 가치를 가진 진보가 이를 구현하는 정책 뿐 아니라 내부 단합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때 지지가 만들어진다”며 “그 지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전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나 부동산 정책 실패 등 민감한 현안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하며,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정부는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초선들이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지지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손을 맞잡아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초선들이 단합해 지지층 결집에 동참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나도 초선 출신이라는 면에서 동지의식을 느낀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인권·평등·복지·남북협력·환경·생태·생명 등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혁신 DNA를 가지고 있는,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당이라는 측면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당정청은 한몸’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의 ‘단결’ 요청에 화답이라도 하듯 더민초 의원들은 덕담 수준의 의견개진으로 일관했다. 68명의 참가가 중 발언에 나선 사람도 10여명에 불과했다.

특히 청와대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 전 법 장관 사태 관련 민심이나 부동산 정책에 관한 질문이나 발언은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간담회 과정에서 조 전 장관 관련 발언은)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고영인 의원은 초선을 대표해 문 대통령이 초선 간담회 요청에 대해 보고 받자마자 일체의 망설임 없이 바로 수락한 것과 한·미 정상회담 큰 성과 대해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고통을 초래한만큼 재난지원금과 전국민 고용보험 손실보상제에 대한 비상한 조치와 함께 보다 체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의원 발언에서도 양이원영 의원이 ‘기후위기 속에서 향후 석탄발전소 7개가 건설 계획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사업분야를 더욱 확대달라’고 요청했고, 천준호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문제와 관련해 보다 과감한 조직 분리와 인적쇄신, 원가공개, 값싸고 질좋은 아파트 공급’ 등을 건의한 것이 전부였다. 양기대 의원은 ‘방미 성과를 계기로 도보다리 (회담)의 영광을 재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은 ‘쓴소리 없는 반쪽짜리 일방통행 간담회’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의욕이 큰 초선의원들이기에 국민들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통령께 과감히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68명의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교언영색하기 급급했다”면서 “그래서 오늘 68명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목소리는 그나마 쓴소리를 했던 송영길 대표 한 명의 목소리보다 작을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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