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겁나네”...글로벌 식탁 물가, 10년 만에 최대 폭 상승

입력 2021-06-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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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세계 식량가격지수 전년 동월 대비 40% 폭등
브라질 가뭄·바이오디젤 수요 증가 등 영향

▲출처 닛케이
▲출처 닛케이
세계 식량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월간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무려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가뜩이나 여건이 좋지 않은 글로벌 식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5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가량 폭등하면서, 2011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4.8%, 지난해 동월보다 39.7% 상승한 127.1을 기록했다.

식량가격지수는 곡물이나 육류, 유제품 등의 국제 거래 가격으로 산출되며 식량 전체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세계적인 지표다. FAO에 따르면 이 지수는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곡물이 133.1로 7.5포인트 상승했다. 옥수수와 콩, 밀 등의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주요 산지인 미국이나 남미 등에서 불안정한 날씨로 수확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다. 실제로 브라질에서는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중국이 양돈을 늘리기 위해 사료용 구매를 늘리면서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가공식품 등에 사용하는 식물유는 12.7포인트 오른 174.7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팜유의 동남아 생산량이 주춤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바이오디젤 등 연료 수요 증가 기대감도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식량 상승의 또 다른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있다. 대유행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농사를 지을 인력이 부족한 나라가 많다. 하지만 현재 일부 국가의 백신 보급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수요가 급격히 회복되면서 생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오르기 쉬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식탁 물가 상승 추세는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임금이 상승하지 않은 채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소비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수익도 악화하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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