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ㆍ소상공인 반발 거셀 듯…정책 신뢰 타격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 손실보상법을 소급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민주당은 재난지원금에 집중하고 손실보상은 시점 논의를 뒤로 미루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7일 당정 협의를 통해 소급적용은 명시하지 않고, 상응하는 지원을 하는 근거를 담은 법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소급적용이라는 용어 자체를 빼고 우선 법을 통과시킨 뒤에 정부와 보상 시점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별도 지원책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손실보상은 손실을 본 분에 대해 보상을 하고 부족한 건 재난지원금 등으로 메꿀 부분을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소급적용은 야당이 쓰는 용어이지 우리 당이 쓰는 게 아니다. 정부와 어느 시점부터 보상할지 정해야 하고 그 후에 보상 시점을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합소득세 납부 기한이 8월임을 상기하며 “8월이 돼 봐야 정부와 언제부터 보상할지 시점을 정할 수 있고, 또 얼마나 보상을 해야 할지도 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소급 적용은 산출의 어려움, 막대한 행정비용, 형평성 문제 등 난점이 많다”며 “당장 법안에 소급적용을 넣는 것이 무리라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게 하는 방안(별도 부칙이나 규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두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주장한 여야 의원 중 민주당 의원은 47명이다. 기재부 불가론에 수긍해 완전한 소급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공감하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
한 의원은 “우리가 애당초 소급적용이라는 용어를 꺼낸 때부터 이미 손실보상법은 난항이 불가피했다”며 “현실적으로 지나친 행정력 낭비와 보상액 산정 어려움, 형평성 논란 등 탓에 완전한 소급적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갈피를 못 잡다 결국 소급적용 불가로 정해지면 혼란에 빠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산자위 입법 청문회까지 열어 기대감을 키워놓은 상태라 더욱 그렇다. 당정이 내놓은 단일안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의되는 과정에서도 야권이 관련한 비판을 쏟아낼 것이고 당내에서도 반대의견이 표출되면, 그만큼 반발 여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