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윤창현 “정부, 가상화폐 관리 무책임… ‘K코인’ 모형 찾아야”

입력 2021-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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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윤창현<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가상자산 시장 관리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발표한 ‘가상자산 거래 관리 방안’은 부처 간 교통정리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윤 의원과의 인터뷰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정부의 가상자산 시장 관리 방안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처음 인터뷰를 진행했고, 시장 관리 방안이 나온 이후 서면 인터뷰가 한 번 더 이뤄졌다. 윤 의원은 두 번의 인터뷰에서 공통으로 정부의 무책임함을 질타했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을 외면해 온 정부의 모습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가상자산 시장 관리 방안 교통정리 수준…은행 힘 빌려 시장 정리 꼼수” =윤 의원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가상자산 관리 방안이 시장을 통제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했다. 주무 부처가 된 금융위가 여전히 책임에서 발을 빼는 모습도 문제로 봤다.

윤 의원은 “(이번 발표는) 관리·감독은 금융위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는다는 등 책임을 분산·회피하려는 행태를 공식화한 부처 간 교통정리 수준에 불과했다고 본다”며 “금융위가 주무 부처가 아닌 주관부처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우면서 가상자산과 거리 좁히기를 애써 거부한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가상자산거래 관리방안 발표 이후 금융위가 “(금융위는) 가상자산 사업자 관리·감독을 주관한다”며 ‘주무 부처’가 아닌 ‘주관 부처’로 지칭한 부분을 꼬집은 것이다. 윤 의원은 “(세미나 같은 행사를 하면) 주최자는 책임을 지지만 ‘주관’자는 단순 실무만을 담당한다는 것으로 읽히는데 금융위가 주관부처 역할을 자처하며 책임과는 거리두기를 이어가는 모습은 왠지 어색하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일찌감치 가상자산 거래 통제를 뒷전으로 미뤄 온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해 왔다. ‘3무(무책임·무대책·무방비)’로 일관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했다.

특히 9월 24일까지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사업자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업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에서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계정을 확보해야 한다. 은행들과 실명 계정을 맺지 못한 거래소는 사업 신고를 할 수 없고 폐업된다. 결국 거래소의 폐업 여부가 계정 발급의 주도권을 쥔 은행에 달린 셈이다. 4일 현재 FIU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건수는 0건이다.

윤 의원은 “정부는 ‘차도살인(借刀殺人·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은행의 힘을 빌려 가상화폐 거래소를 정리하려는 것”이라며 “특금법상 가상화폐 거래소는 규제 대상일 뿐이지 진흥 대상이 아니다 보니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괜찮은 중소형 거래소도 폐쇄 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행정공백’ 상태 우려…산업육성 대책 마련도 필요”=윤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행정 공백 상태에도 우려를 표했다. 시장 감독을 위한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정부 부처가 여전히 시장과 거리 두기를 하는 모습이 문제라는 것이다.

윤 의원은 “정부는 현재 가상자산의 개념과 정의, 대상, 규제 방향 무엇 하나 제시하지 못하는 ‘행정공백’ 상태로 여러 의원이 각자 주장을 담은 법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정부가 직접 법안을 내겠다며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이미 발의된 법안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속히 법안을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폐쇄 위기에 처한 중소형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폐합하는 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블록체인, 코인 기술을 결합해 괜찮은 중소형 거래소를 유지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중소형 거래소를 통폐합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가상자산 제도화와 함께 블록체인 등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나 미국의 입법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지원과 규제의 동시적 접근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들 국가는 가상자산을 △지급결제수단 △금융투자상품(증권+파생상품) △자산 등으로 분류·확정한 후, 자금세탁 등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을 특정 산업군에 포함한다. 동시에 소비자 보호 및 불공정거래행위에 관하여는 규제하는 동시적 접근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한국형 ‘K코인’, ‘K가상자산’의 모형을 만들어서 우리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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