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부터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는 50인 미만 기업 중 26%는 제도 시행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기업 319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 52시간 단축 시행 현황 및 기업 애로사항 조사'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라는 응답이 74.3%를 차지했고, '준비 중이지만 7월까지 완료는 어렵다'(11.4%), '준비를 못 하고 있다'(10.5%)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법 시행 이전인 7월 1일 이전에 준비 완료가 가능한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3.8%에 불과했다.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제도 적용이 어려운 이유를 조사하자 ’특정 시기 조업시간 부족‘(63.0%), ’숙련인력 등 인력 채용 어려움‘(55.6%) 등의 응답이 많았다.
‘준비를 위한 전문성, 행정력 부족’(37.0%),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25.9%), ‘시설 투자 등 비용 부담’(18.5%)이 뒤를 이었다.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기업들은 '시행시기 연기‘(74.1%), ’계도기간 부여‘(63.0%)가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꼽았다. ‘유연근무제 개선’(37.0%), ‘추가 채용‧시설 투자 비용 지원’(18.5%), ‘종합컨설팅 제공’(3.7%)을 요구하는 기업도 있었다.
경총은 “50인 미만 중소․영세기업은 경영여건상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중이기 때문에 50인 미만 기업들에 대한 주52시간제는 시행시기 연기나 계도기간 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주 52시간제를 시행 중인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유연 근로 시간제는 탄력적 근로 시간제(43.9%), 선택적 근로 시간제(19.7%)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유연 근로 시간제 활용이 어려운 이유로는 ‘대상 업무, 기간 등 활용 조건 제한’(36.2%)과, ‘근로자대표와 합의 등 절차 이행 곤란’(25.1%)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경총은 “올해 4월부터 ‘3개월 이상 6개월 이내 탄력적 근로 시간제’와 ‘1개월 이상 3개월 이내 선택적 근로 시간제(연구개발업무)’가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유연 근로 시간제의 까다로운 활용요건과 도입절차 등이 유연 근로 시간제 활용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주 52시간제 연착륙을 위해 필요한 근로시간제도 개선 과제로는 ‘업무량 폭증 시 연장근로 한도 확대’(58.6%)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연장근로를 1주 아닌 월, 연 단위 제한으로 변경’(52.4%), ‘유연 근로 시간제 개선(탄력적 근로 시간제, 선택적 근로 시간제 등)’(51.4%), ‘근로시간 위반 형사처분 조항 삭제’(23.2%), ‘고소득ㆍ전문직 근로시간 적용제외 도입‘(14.1%)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장정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유연근무제 개선과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준비 기간 부여가 절실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