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 총재는 9일 "향후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는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국내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세계 경제가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주요 경제전망기관들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1%대로 크게 하향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나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신흥시장국이나 개도국들의 성장률도 상당히 떨어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도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라는 동반 침체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데다 수출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소비가 부진한 것은 고용사정이 점차 나빠지고 있고 부동산 자산 가격도 상당히 떨어져 심리적으로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로 따라 지난 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성장률도 점차 하향조정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의 하락과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 총재는 "올해는 경제상황이 성장이나 수출, 고용 등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금통위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나가면서 통화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