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유튜브, 조회 수 절반 이상이 CF '몰빵'

입력 2021-06-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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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먹방'ㆍ'교육'ㆍ'유명인'+투자 결합 콘텐츠도 인기

증권사가 운영 중인 유튜브에서 조회 수 상당 부분이 CF 영상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는 '먹방'이나 '교육' 콘텐츠를 투자에 접목해 제작한 콘텐츠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투데이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국내 증권사 20개사를 분석한 결과 7일 오전 기준 전체조회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증권(약 8639만 뷰)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약 6466만 뷰), 키움증권(약 3171만 뷰), 신한금투(약 2572만 뷰), KB증권(약 1523만 뷰), NH투자증권(약 1138만 뷰), 대신증권(1136만 뷰) 등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내일을 향해 사라 : 해외주식 편'이 1009만 뷰, 가수 손담비가 출연한 '시작을 시작해' 시리즈 1~4편 2840만 뷰, '삼성증권 ISA' 시리즈 1~2편 621만 뷰 등을 기록해 절반 이상이 CF 용 영상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30초에서 1분 30초 사이의 짧은 영상이다.

미래에셋도 'ETF에 투자하는 연금'이란 영상으로 1645만 뷰를 기록했다. '해외주식은 미래에셋'이란 2편짜리(각 12초) 영상도 1134만 뷰, '새로운 시대 해외주식 전문가'(31초) 영상도 608만 뷰를 기록했다. 단 4개의 영상이 전체 조회 수의 절반을 차지했다.

키움증권은 인기 가수 임영웅이 출연한 CF 3편으로 1449만 뷰를 기록했다. 신규 구독자 이벤트 영상에도 276만 뷰가 몰렸다. 사실상 5개 영상에 절반이 넘는 조회 수가 집중된 셈이다. 신한금투는 더 극단적이다. '내 편이 필요할 때'라는 웹드라마 형식의 2분 47초 짜리 영상이 1287만 뷰를 기록하며 전체 조회 수 대비 절반을 차지했다.

문제는 증권사들은 열심히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조회 수가 몇몇 광고영상에만 쏠렸다는 점이다.

동영상 수는 키움증권이 3852개로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1252개), 유안타증권(1216개), 하나금융투자(976개), KB증권(881개), 미래에셋증권(770개)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 증권사는 '먹방'이나 '유명 투자자 강연', '교육' 컨셉을 통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키움증권은 한봉호 마하세븐 대표 특강 1~2편으로 50만 뷰를 기록했고, 주식 초보 'I How To' 시리즈도 각 10만 뷰를 기록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온라인 특화 증권사이다보니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며 "영상 숫자가 많은 것은 생방송 등을 유튜브용으로 편집해 올렸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영상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7살 아이에게 ~을 설명해보았다' 시리즈로 각 37만~61만 뷰의 높은 조회 수를 올렸고, '고독한 투자가's 먹방' 시리즈도 최고 46만 뷰를 기록했다. 유명 연애인 손담비, 김영철 등을 섭외해 해외주식 투자를 설명한 영상도 각각 18만, 17만 뷰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이 직접 출연한 영상이 큰 관심을 끌었다. 박 회장이 출연한 영상은 30분이 넘는 긴 시간에도 조회수 상위 7개 기준으로 272만 뷰를 끌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증권업계에서는 '큰형' 뻘인 유명인이다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 것"이라며 "미국에서 워런 버핏 말 한마디가 화제되는 것과 같은 현상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영상당 평균 조회수가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투(약 14만 뷰)로 나타났다. 업로드 영상이 186개로 무척 적은 상황(20개 중 15위)에서 광고영상이 천만 뷰 이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약 13만 뷰), 미래에셋증권(약 8만 뷰), 대신증권(약 3만 뷰), NH투자증권(약 2만 뷰), KB증권(약 1만7000뷰) 등이 뒤를 이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인 곳도 많다.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등은 업로드 영상이 9~32개에 불과했다. 메리츠증권은 유튜브 채널이 아예 없다.

IBK투자증권은 2018년 7월 채널을 개설해 471개 영상을 올려 11번째로 많은 동영상을 올렸지만, 총 조회 수 2만9274뷰를 기록하며 20개 증권사 중 2번째로 조회 수가 적었다. 이 증권사는 현재 본격적인 유튜브 운영 방안을 내부논의 중이다.

구독자 수 기준으로는 키움증권(123만), 삼성증권(111만), 미래에셋증권(109만)이 가장 많았고 KB증권(13만), 하나금융투자(10만), 한국투자증권(10만) 등이 뒤를 이었다.

한 광고업계 전문가는 "유튜브를 주로 이용하는 2030세대들은 긴 플레이 타임보단 짧은 플레이 타임의 영상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며 "증권사 콘텐츠들은 대체로 길어 인기가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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