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금리인하 발표와 실적 시즌 돌입에 따른 펀더멘탈 우려가 재가동 되면서 코스피지수가 크게 후퇴했다. 환율 또한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4.74포인트(-2.05%) 하락한 1180.96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1200선이 재차 붕괴됐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0.5%p인하가 오히려 시장에 독이 됐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기준금리 인하로 실망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하락을 부추켰다.
아울러 내주부터 있을 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감과 비관적인 향 후 전망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990억원 순매를 보인 가운데 기관과 투신권이 각각 1889억원,1815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이 2489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지수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은 기관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 마감하는데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96포인트(0.55%) 상승한 358.48로 장을 마감하며 7거래일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62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5억원, 86억원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하며 134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원(0.75%) 상승한 1343원으로 마감됐다.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차익매물로 인해 1320원대로 떨어졌으나 이후 한은의 기준금리 0.5%p 인하소식에 상승반전했다.
LIG투자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 기준금리를 1%p까지 기대했었기 때문에 의외로 실망매물이 출현으로 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향후 금리인하의 여지를 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동안 금리인하라는 재료로 증권, 건설 업종 등 금리인하 수혜주가 상승폭이 컸고, 기대이하의 금리인하 폭과 재료노출로 인한 주가조정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정부의 그린 뉴딜정책은 모멘텀으로써 신선도가 다소 떨어지는 가운데 금일 금통위의 추가금리인하가 긍정적이었으나 향후 추가금리인하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측면에서 호재인 동시에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은 정책기대가 공존하긴 해도 단기간 고전이 예상된다"며 "대응에 있어 코스피지수 20일선인 1160포인트까지 후퇴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내주부터 본격화되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4분기 실적악화 자체도 부담이지만 시장의 관심이 모아질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경계감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실적발표시즌을 통과하기가 만만치만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 유동성에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감을 걸기보다는 최근 유동성으로 급등한 종목들은 차익실현에 주력하고 건설과 소재 등 정책수혜주 중심으로 관심을 압축시키는 경계심리를 유지하는 대응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