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무급휴직’ 결정한 쌍용차 노조…성동조선 선례 따를까

입력 2021-06-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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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본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본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인력감축 대신 조합원 전원 무급휴직 자구안을 결정했다. 쌍용차가 인력 구조조정 없이 회생법원 졸업에 성공한 성동조선해양의 선례를 따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노조는 2년간의 무급휴직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자구방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52.1% 찬성으로 가결했다.

노조는 다시 돌아온 법정관리 위기에서 인력감축을 선택하지 않았다. 2009년 이른바 ‘쌍용차 사태’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기업의 존폐기로에서 노조는 다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무급휴직 외에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과 단체협약 변경 주기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단체협약 주기 1년 연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자금 지원에 앞서는 조건으로 제시한 방안 중 하나였다.

이번 자구안의 핵심은 그간 필수불가결한 요소도 평가되던 ‘인력감축’에 대한 내용을 담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특히 쌍용차 노조는 단협 3년 연장에 대해 공식 반대하기도 했는데, 이를 수용한 것도 인력감축 없는 자구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통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인력감축의 내용을 자구안에 담기 마련이다. 인건비 감축은 기업으로선 가장 효율적으로 몸집을 줄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과거 STX조선해양도 40%에 근접하는 인력을 줄여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현재 법정관리 중인 이스타항공도 절반에 가까운 인력을 줄였다.

구조조정을 겪었던 업체와 비교해 쌍용차도 갚지 못한 채무의 규모나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인력감축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셈이다. 이번 노조의 결정을 두고 ‘반쪽짜리 자구안’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인력감축이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은 아니다. 성동조선해양은 인력감축 없이 법정관리에 졸업한 사례로 꼽힌다. 성동조선은 파산의 끝자락에서 극적으로 HSG중공업에 인수되면서 지난해 3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법정관리 당시 성동조선은 인력감축 없이 무급휴직으로만 자구안 계획을 마련했다.

만약 쌍용차가 인력감축 없는 자구안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성공해 법정관리를 졸업한다면 성동조선을 잇는 사례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동조선은 인력 규모(670명)가 쌍용차와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인수업체가 인력 전체에 대한 고용 승계를 결정한 것도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쌍용차 노조의 이번 결정이 곧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에 대해서 업계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기업구조조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법원의 개입이 없이 채권단과 논의되는 것이기에 인력감축이 꼭 전제되지 않아도 회생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법정관리는 그렇지 않다”라며 “법정관리 졸업은 그 회사의 규모에 따라 자구안을 엄밀하게 보기에 졸업 여부도 단정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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