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단체여행을 허용해 방역 신뢰 국가와의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한다고 9일 밝히면서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됐던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점차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방역 신뢰 국가에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의 발표에 대해 항공업계는 구체적인 지침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을 환영하고 기대감이 크다”라면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도 “트래블 버블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국내 여행객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향후 대상 국가 확대 및 백신 여권에 관한 협의도 신속히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해외여행을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정도”라며 “구체적인 지침이 나오면 비운항 노선도 재개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허용 범위가 단체관광에 그친 점 등은 아쉽다는 반응도 내비쳤다. 한 관계자는 “오늘 발표는 여행사의 단체관광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 항공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 국가로 취항하는 항공편 수가 초기에 주 1~2회 정도로 시작하는데, 방역 효과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해서 취항 항공기 횟수를 늘려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백신 인센티브 정책이 추진되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항공사들은 해외 운항을 점차 재개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항공사가 상용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하고 있으나 점차 관광 노선으로도 운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제주항공은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1년 3개월 만에 재개했다. 대한항공은 11월 말 출발하는 인천~괌 노선 항공권 판매를 최근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이판 노선 재개를 준비 중이다.
국제선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이달 1~8일 국제선 이용객은 5만8774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4만9512명보다 1만 명 가까이 많다.
여행업계가 단체관광에 국내 항공사를 얼마나 이용하느냐도 항공업계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단체관광 상품에 국내 항공사만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소비자들이 무엇보다 안전에 민감할 것으로 예상해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가격리 면제 여부, 변종 바이러스 재확산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맞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승인하지 않아 자가격리 면제를 위한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변종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트래블 버블 시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시작된 호주와 뉴질랜드, 대만과 팔라우의 트래블 버블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