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쌀을 원료로 하는 막걸리와 떡, 즉석식품의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쌀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0.20(2015=100)으로 1년 전보다 14.0% 올랐다. 2019년 3월(15.3%) 이후 최대 상승이다. 쌀값은 지난해 12월(11.5%) 이래 6개월 연속 10%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9일 기준 20㎏ 상품(上品) 쌀 도매가격은 5만8900원으로 1년 전 4만8500원에서 약 21%가 올랐다. 평년 가격인 4만2980원에서는 37%가 높다.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와 태풍 영향에 따른 작황 부진이 원인이다.
이 때문에 쌀을 원재료로 만든 가공식품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산품 막걸리 가격은 1년 전보다 14.9% 올랐고, 1999년 1월(17.0%) 이후 22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술집에서 파는 외식 막걸리 역시 2.1% 올라 지난해 2월(2.4%)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상악화 등의 영향으로 쌀값이 오른 데다 탁주 회사들이 4월부터 막걸리 출고가를 인상했다"며 "외식 막걸리의 경우 재료비나 운영비 인상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떡 가격도 상승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떡값은 지난 2월 1.9%, 3월 2.8%, 4월 4.0%에 이어 지난달에는 4.7%가 올랐다. 2019년 11월 6.5%가 상승한 뒤 최대 상승 폭이다.
대표 가공식품인 즉석밥 등을 포함한 즉석식품 역시 3.2% 올랐다.
지난해 3월부터 1~2%대를 이어가던 즉석식품 가격 상승률은 올해 3월과 4월에는 4.2%씩 오르며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양곡을 추가로 공급한다. 올해 초 37만 톤 범위에서 정부양곡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4월까지 21만 톤을 시장에 내놨다. 이달에는 8만 톤이 추가 공급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시장 관계자들은 그간 정부양곡 공급으로 지난해 쌀 생산량 감소의 상당 부분이 해소돼 가는 단계로 보고 있다"며 "살 수확기가 되면 공급이 회복되면서 쌀값도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