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날개 누가 달까? 계육ㆍ속옷 대표기업 물밑 경쟁 치열

입력 2021-06-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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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입찰 마감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기업간 인수 물밑경쟁이 한창이다. 하림과 쌍방울이 주인공이다. 양사는 각각 계열사를 앞세워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IB업계에서는 계육부분 강자와 토종 속옷의 대표 브랜드간의 자존심 대결로 해석하고 있다.

◇치킨·속옷 중 누가 날개 달까

계육가공분야의 강자인 하림은 팬오션 인수 후 물류 분야를 강화하고 NS홈쇼핑을 보유하며 유통채널 분야까지 강화하는 등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하림은 기존 해운과 항공이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점을 주목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뛰어들었다. 육상, 해상, 항공 통합물류의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것이 하림의 복안이다.

쌍방울은 이스타항공의 노선을 활용해 토종 언더웨어를 적극 알리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 쌍방울과 비비안 브랜드를 앞세워 74조 원에 이르는 중국 언더웨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여기에 계열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 사업, 가수 비아이를 주축으로 한 음원사업 등을 적극 활용해 ‘K-콘텐츠 항공문화산업’ 육성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일찍부터 계육 분야 외에 다른 식품 분야로 눈을 돌리며 사업다각화를 시도해왔다. 펫푸드와 가정간편식(HMR)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계육전문’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NS홈쇼핑을 주축으로 하는 홈쇼핑과 이커머스, 팬오션으로 대표되는 물류 분야 세가지 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왔다.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는 주요 사업의 한 축인 물류분야 육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인수가 결정되더라도 물류사업 강화를 위한 선결과제가 존재한다. 현재 저가항공은 항공물류 사업에 제약을 받는 만큼 물류 시너지를 위해 관련 규제 해소가 시급하다.

쌍방울의 광림 컨소시엄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대비해 항공 전문경영인을 일찌감치 영입했다. 이스타항공 인수추진위원장은 김정식 전 이스타항공 대표로 이스타항공에 대해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표 시절 이스타항공을 만년 적자 기업에서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인물이다. 2013년 이스타항공은 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한데 이어 2014년에는 전년 대비 470% 증가한 131억원, 2015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175억원을 기록해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등 이스타항공을 안정화 궤도에 올려놨다.

◇풍부한 M&A 경험은 양사 모두 강점

양사는 공통적으로 성공적인 인수합병(M&A) 경험을 갖고 있다.

하림은 2014년 STX팬오션을 인수하며 재계 순위가 크게 뛰어올랐다. STX 팬오션 역시 하림 인수 후 경영정상화를 통해 하림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성장했다. 팬오션은 지난해 2조 49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들어 영업이익률도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쌍방울의 광림 컨소시엄 역시 2016년 광림-쌍방울 컨소시엄을 구성해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나노스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비비안, 아이오케이컴퍼니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나노스의 경우 회생절차를 밟았던 기업을 인수한 후 2018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2년여만에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양사 모두 이같은 M&A의 경험을 이스타 인수로 재현하겠다는 의지다.

양사의 차별화된 강점에도 눈길이 쏠린다. 인수금액 면에서는 하림이 조금 앞선다는 평가다. IB업계에서는 하림이 팬오션과 계열사 등을 통해 이미 적정 인수가액보다 10배 이상 높은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정상화 가능성에는 쌍방울로 무게 추가 기운다. 이스타항공 출신 인수추진위원장을 통해 기존 인력들과 융화 및 노사갈등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이유다.

◇이스타 향후 매각 일정은
이스타항공 본입찰은 14일이다. 이번 입찰은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존재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이다. 입찰 참여자들이 일정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예비인수자가 그만큼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우선 인수자격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의 적정 가격은 65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실제 인수가격은 최소 1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인수 예정가보다 높은 부채도 부담이다. 실제로 자본잠식을 벗어나는데만 1000억 원 이상이 필요하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채인 직원 급여와 세금으로 850억 원을 각각 투입해야 한다.

IB업계에서는 14일 본입찰 이후 1주일 여 후에 매각 대상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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