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계단식 상승세 보일 것"

입력 2009-01-12 11:41 수정 2009-01-1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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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전문

2009년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한 해가 시작될 때 사람들은 보통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얘기를 듣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07년 하반기 코스피지수 2000선을 돌파한 이후 추가 반등 기대감을 높이며 2008년 주식시장을 맞이한 지난해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실물경제의 위기와 달리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랠리'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에 대응하고자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시장의 신뢰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중에 풀린 돈이 증시로 몰려 주가가 생각보다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정책금리 인하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2009년 코스피지수는 정책효과가 조금씩 쌓이며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 확인 과정을 거치며 계단식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펀더멘탈과 경기지표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안정화된 유동성관련 지표와 한국의 리스크 프리미엄 하락으로 지난해 매도세로 일관했던 외국인들은 올해 매수세를 유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전 세계 각국이 경기 하강 국면의 한 복판에 놓인 상황을 극복하고자 사상 유례 없는 과감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증시는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보수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경기회복 가능성을 점검하면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주식비중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실물경제 침체 본격화로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매우 혼란스러웠다. 올해도 이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중론인데 2009년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2009년 주식시장도 실물경제의 위축, 기업 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 전망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리만브라더스의 파산을 게기로 금융 시스템이 마비됐지만 국제적 공조화 속에 2009년은 금융시장 기능이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그에 따라 실물경제가 어려울지라도 주식시장은 일정 부분 회복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다시 말해, 실물경제 악화가 선반영됐다는 점, 기술적 반등과 정책랠리의 지속, 기업의 실적악화가 올 상반기 이후 회복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주가의 단기 급등은 기대할 수 없더라도 코스피 저점이 점차 높아지면서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새해 초부터 부실 기업 구조조정 및 정부의 녹색 성장 전략 등과 같은 주요 이슈가 국내 주식시장에 주요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이 바라보는 2009년 주식시장의 화두는 무엇인가?

▲사회간접투자(SOC) 관련주,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대책에 따른 수혜 등으로 최근 이들 업종이 시장대비 아웃퍼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SOC투자관련주와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녹색 성장 전략과 관련된 수혜 업종의 주가 역시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앞서 말했듯이 증시 주변환경을 고려했을 때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것들이 현 시점에서 딱히 없는 상황이므로 올 2009년은 정부의 정책랠리에 편승한 각종 테마주가 부상할 것이으로 예상하고 있다.

딱히 어떤 업종이 수혜가 될 것이라고 당장은 말하기가 어렵다. 다만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한국은행이 향후 몇 차례 더 정책금리를 내리면서 신용경색 우려에 대한 해소에 나설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중소형주 중심으로 매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제 실물경기 침체로 본격 전이되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특히,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지난해 선진국 금융위기 앞에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국가의 2009년 주식시장은 어떠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 판단되는가?

#page

▲이머징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였던 시기는 지난 2007년이다. 선진국 경제가 회복과 함께 이들 국가의 주식시장에 온기가 돈 이후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시장으로 자본이 유입돼 주식시장 수익률이 급등했다.

반대로 선진국 경제가 어려움과 더불어 이들 주식시장 역시 약세를 보였고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 역시 이러한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처럼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선진시장에 후행하는 모습을 연출해왔다는 점이다. 2009년에도 선진국 경제의 악화로 인해 이들 금융시장의 회복 기대감 역시 높지 않은 편이라 이머징 국가 역시 좋은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워보인다.

특히 이머징 국가에서는 과잉투자 문제에 따른 부작용 때문에 다소 긴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장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5~6%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외펀드에 투자한 수많은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금년 중 이머징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는 섣불러 보인다. 그나마 자산가격 버블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 정도가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리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 같은 제로금리 시대의 올바른 투자 및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미국이 명목금리를 제로수준까지 떨어뜨려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권역에 접어들었다. 물론 과거 일본처럼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적 공조화 속에 점진적으로 금융시장이 제 기능을 찾아가며 경제가 회복되고 자산가격도 반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면 가만히 현금을 보유해도 손실을 보게되므로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채권이건 실물 및 금융자산 쪽으로 투자가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과거 미국이 2003년 6월부터 2004년 6월까지 1년 동안 1% 정책금리를 유지할 당시, 주요 자산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주식과 상품, 부동산의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을 월등히 초과했다.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가 전개되고 있지만 명목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이상 앞으로는 위험 자산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된다.

-IBK투자증권이 바라보는 2009년 국내증시를 빛낼 유망 업종이나 종목이 있는가? 이를 판단하는 기준과 이를 분별하는 능력과 관련해 주식시장 참가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단은 정책 수혜주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시장참가자들은 현 국면이 경기침체의 한복판에 놓여있다는 점을 전제했을 때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 시책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고려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의 오랜 격언으로 “정부 정책에 맞서지 말라”라는 말이 요즘과 같이 들어맞는 때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모멘텀만으로 투자하기보다 시장지배력과 실적이 뒷받침된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자들은 접근해야 한다.

또한 경기침체로 매출이 급격히 악화되겠지만 그에 따라 상품가격이 폭락하면서 원가 구조가 개선되는 기업군과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의 경우 판매가격의 하방 경직성 확보가 두드러지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매출이 악화되더라도 원가구조가 양호한 기업,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 즉 1차 제조업보다는 2차 제조업 중심으로 수혜 업종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와 조선업이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틀린 시계도 하루에 두번씩은 맞는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는 현 상황에서 시장과 종목에 대한 쓴 소리가 없는 증시 문화와 관련해 한 마디 하자면?

▲매우 아픈 현실이고 부끄러울 뿐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소신있는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이 노력하여 실력을 쌓아야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답이 없다.

신생 리서치센터로서 성장해 온 과정에서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기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비해 부담이 작은 만큼 보다 소신 있는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애널리스트와 같은 분석력, 트레이딩 기술, 자산관리 능력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기 상당히 힘든 게 사실이다. 이들이 직접 투자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면 뭐가 있다고 보는가?

▲본인이 모든 것을 갖추려고 하면 하나도 얻지 못한 채 실패할 수도 있다. 부족한 능력은 남의 힘을 빌려 충족해야 한다.

이럴 경우 자기 자신만의 가이드라인, 즉 투자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면서 좋은 성과를 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문 투자자가 아닌 경우 직접 투자를 지양하고 간접투자를 활용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직접투자에 집착하다 보면 투자와 본업 모두에서 실패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리서치센터장의 하루 일과를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다. 통상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가? 아울러 리서치센터를 이끌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보람된 기억들이 있다면 뭐가 있는가?

#page

▲애널리스트를 같이 겸하는 신설사 리서치센터장으로서 매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침 7시께 출근해서 여느 리서치센터장과 다르지 않게 국내외 주식시장 및 담당 섹터의 정보를 검색하고 모닝미팅에 참석한다.

이후 장이 열리고 나면 관리업무가 시작된다. 임원회의를 비롯해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리크루팅 업무, 리서치시스템 구축 작업, 주니어 애널리스트 자료 검토 및 영업지원 능력 배양, 수요부서와의 업무협의, 본연의 애널리스트 업무 등 무수히 많은 일들을 정신 없이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통상 담당섹터 보고서는 야근을 통해 작성되는데, 영업지원 및 정보수집을 위한 점심이나 저녁 약속이 빈번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고서의 작성은 주말에 이뤄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역시 지난 반년간 리서치센터장 역할을 신설사에서 처음 시작하다보니 가장 어려운 일은 애널리스트 인력의 수급 문제였다.

그리고 백지상태에서 리서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반대로 리서치시스템이 하나둘씩 가동되고 직접 뽑은 애널리스트들이 좋은 성과를 내거나 잠재성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

-지난해 중반 IBK투자증권은 출범과 더불어 10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기간 동안 국내증시는 상당히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다. 반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어떻게 돌아보고 있으며 앞으로의 운영 방향은 어떠한가?

▲일차적으로 리서치센터의 경우 단기적인 증시 환경에 연연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리서치는 일반기업체의 연구개발(R&D)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고 장기비전이나 전략에 의해 좌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난 반년간 경험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총체적 난국이 향후 주식시장을 넘어 국제 금융시장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사건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우리는 앞으로 주식시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에게 어떻게 나름의 논리를 갖고 올바른 투자전략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인지에 이제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IBK투자증권은 짧은 기간 동안 23명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인력을 확보, 종합증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해왔고 현재 최소한의 구조적 틀을 완성했다.

최근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신입 및 주니어 애널리스트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매크로와 마이크로간 시너지 확보를 위한 회의를 본격화하는 등 팀장급을 중심으로 보고서의 질적 평가 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 반년간 양적 성장에 매달려 오면서 부족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시장에 IBK투자증권만의 색채를 드러내고자 노력해왔고 질적인 성장을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으니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구?

고려대 경영학과 및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을 졸업, 지난 1990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계에 입문한 임진균 센터장 역시 대우증권 출신 여의도 금융맨이다.

임진균 센터장은 지난 1994년부터 제약ㆍ바이오 산업을 담당한 이래 지금까지 담당 업종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을 정도로 한 우물을 팠다.

바이오 관련 산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1996년에는 단백질 의약품 관련 2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내 주목을 받았고 이후 제약ㆍ바이오 관련 대표 애널리스트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그동안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제약회사 경영진, 외국계 제약사 관계자 및 유관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약산업 경영연구회' 등 학습조직을 구성할 정도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조선 담당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자동차 담당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병문 은행 담당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등과 더불어 여의도 증권가에 특정 섹터 출신 리서치센터장 등장의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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