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업이 탄소 배출의 또 다른 주범으로 몰리면서 ‘녹색축산’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세계가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을 제창한 2002년 ‘리우 환경선언’보다 앞서 우리나라는 1997년 친환경농업법을 제정했다. 당시 친환경 농업은 자원의 순환활용(Recycle), 폐기물 감량화(Reduce), 자원의 재사용(Reuse)을 중심으로 한 ‘3R’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화학비료와 합성농약 사용량이 대폭 줄었고, 자연순환농업 정책 사업도 대대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기후변화 위기가 거론되면서 온실가스 저감과 농축산물 안정 생산, 에너지 절감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됐다. 정부도 최근 ‘2050탄소중립위원회’를 발족하며 탄소중립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축산 분야도 탄소중립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올해부터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 분뇨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저메탄 사료 개발 등 국내 농축산업 분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에 착수했다.
국내 농업 분야에서는 벼 재배 600만 톤, 농경지 토양 580만 톤, 가축 장 내 발효 440만 톤, 가축분뇨 420만 톤 등 매년 2040만 톤의 온실가스가 나온다. 국가 전체 연간 배출분의 2.9% 수준으로, 사육두수가 증가한 축산분야의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오염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향후 예상되는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축산 부문은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한 분야다. 농작물 생산업 분야는 나름대로 친환경 기술이 보급됐고, 경지면적도 줄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잠재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축산업 분야는 가축 사육두수가 늘고 있고, 친환경 축산기술의 개발과 활용 잠재력은 상당히 크다.
정부는 올해 가축 장 내 가스 생성을 줄이는 저메탄 사료를 개발·보급하고, 가축분뇨를 신재생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에너지 순환모델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벼농사에서는 지능형 정밀 살포기술 등 비료와 농약을 적게 사용하는 온실가스 저감 농법을 개발하고, 주요 농업 시설의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프로젝트 등 ‘농촌·에너지 전환계획’ 수립도 연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 중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담은 ‘농업분야 2050탄소중립 추진 전략’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규정된 2030년 농업분야 탄소 배출량 목표는 2017년 2040만 톤 대비 140만 톤CO2e(6.9%) 감축한 1900만 톤이다. 이번에 나올 추진 전략에서 농식품부는 2050년까지 목표치를 상향해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