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전문업체와 껌 브랜드,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편의점 업체들이 이종업체와 컬래버레이션(이하 컬래버)을 통한 수제맥주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편의점이 수제맥주 최대 판매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색 컬래버가 주는 신선함으로 MZ세대의 이목을 끌어 바이럴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U는 17일 이너웨어 전문기업 BYC, 오비맥주와 손잡고 수제맥주 ‘백양BYC 비엔나라거'(500ml 2500원)를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CU는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수제맥주 강자로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을 세웠다.
CU가 지난해 대한제분 등과 협업해 내놓은 곰표 밀맥주는 품귀 현상까지 빚으며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고, 나아가 편의점 수제맥주 전성시대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CU가 협업하는 BYC는 ‘하얀 난닝구’로 대표되는 75년 전통의 기업으로, 창사 초기인 1957년부터 약 30년 동안 BYC의 순백색 내의를 상징하는 심볼로 백양을 사용해왔다.
1985년 BYC로 사명이 변경된 후 심볼 백양의 등장이 드물어졌지만 레트로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5년 무렵부터 BYC 쇼핑백 전면에 백양이 다시 등장한 바 있다.
백양BYC 비엔나라거는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 소속인 윤정훈 브루어마스터를 비롯한 수제맥주 전문가들이 수개월의 연구 끝에 출시한 야심작이다. 윤 브루어마스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 맥주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중인 수제맥주의 권위자다.
이 상품은 붉은 호박색과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가 특징이다. CU는 비엔나 커피처럼 부드럽고 풍부한 비엔나라거의 거품이 BYC의 심볼 백양의 부드러운 양털을 연상시켜 이번 컬래버를 제안했다.
상품 패키지는 BYC가 1980년대에 사용하던 사명 백양과 심볼 백양을 그 시절 폰트와 이미지 그대로 전면에 활용했다.
전체적으로는 BYC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컬러인 흰색과 빨간색으로 레트로한 느낌을 더했다. 캔 뒷면에는 백양BYC 비엔나라거의 상품 히스토리를 간략하게 담았다.
세븐일레븐의 수제맥주 매출을 이끄는 것도 컬래버 상품이다. 이달 들어 13일까지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204.1% 늘었다. 그 중심엔 컬래버 수제맥주가 있다.
세븐일레븐 수제맥주에서 가장 판매가 높은 상품은 3월 선보인 ‘쥬시후레쉬맥주’다. 라거 타입의 ‘쥬시후레쉬맥주’는 쥬시후레쉬 껌 원액을 그대로 담아 향긋한 과일향과 청량감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세븐일레븐 최초의 브랜드 컬래버 수제맥주 ‘유동골뱅이맥주’도 판매 순위 3위에 오르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골뱅이맥주’는 골뱅이무침이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점에 착안해 맥주와 잘 어울리는 푸드 페어링 콘셉트로 개발된 상품이다. 매운맛과 잘 어울리는 달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비엔나라거 스타일 맥주다.
세븐일레븐은 국민 장수 껌 컬래버 2탄으로 이달 말엔 ‘스피아민트맥주’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더쎄를라잇브루잉과 함께하는 세 번째 전략 상품으로 라거 베이스에 민트 향을 첨가해 청량감을 극대화한 맥주다. 특히 민트는 최근 MZ세대가 가장 주목하는 키워드로 튼튼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GS25는 8번째 차별화 수제맥주로 북유럽 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Nordisk)’와 컬래버레이션 진행한 ‘노르디스크맥주’를 지난 10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초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초도 물량으로 준비한 60만 캔이 최초 발주 이후 3일 만에 소진됐다는 게 GS25 측의 설명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발주 재개는 물량 확보 후 이달 24일로 예정돼 있다"면서 "점포 상황에 따라 일부 점포엔 상품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르디스크맥주’는 라거타입 수제맥주로 100% 몰트에 노블홉(Noble Hop)을 사용했다. 노블홉 특유의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꽃 내음이 맥아의 단맛과 균형을 이뤄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맥주로 탄생됐다.
생산은 오비맥주의 맥주 생산 기술을 접목한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KBC가 맡았다. 가격은 3500원이며, 4캔 1만 원 행사를 실시한다. GS25와 GS THE FRESH(GS더프레시, GS수퍼마켓)에서 구입 가능하다.
캔 디자인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베이지 컬러에 시그니처 로고 북극곰을 캔 전면에 표현했다. 디자인에 '곰'을 활용해 라이벌 회사인 CU의 제품인 곰표 밀맥주를 정조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