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백신 접종권’ 발송 지연에 접종 가속화 발목

일부 지자체서 접종 예약에 필요한 백신 접종권 배포 안 돼

▲5월 24일 일본 도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량접종센터에서 한 노인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정부가 전 국민을 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해놓고도 ‘백신 접종권’ 우편 발송 지연으로 인해 신속한 접종에 발목이 잡혔다. 일본에서는 백신을 맞기 위해서는 나라에서 발급한 ‘백신 접종권’이 필요한데,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나이인 64세 이하의 주민들에게 아직 접종권 배포를 완료하지 못한 지역이 있었던 것이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7일부터 도쿄도와 오사카부의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나이를 기존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전 연령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연령 제한대로 운영했을 때 대규모 예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자 64세 이하 주민들에게까지 문을 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백신 접종권이 신속하게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서 백신 접종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접종센터에서 백신 예약을 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권에 쓰여진 자자체 코드, 접종권 번호, 생년월일 등을 기재해 인증해야 한다. 그런데 도쿄도 일부 지역구에서 아직 주민들에게 접종권을 다 배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내일부터 64세 이하의 주민들은 백신 접종 선터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지만, 전달받지 못한 접종권으로 인해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실제로 도쿄도 분코구는 오는 18일부터 60~64세 연령부터 차례대로 백신 접종권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뒤이어 이달 말에는 40~59세 주민들에게, 내달 초에는 12~39세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권을 발송한다. 도코 주오구는 현재 60~64세 연령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권을 배포하고 있으며, 60세 이하의 연령에 대한 발송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도쿄 시부야의 경우에는 이달 말이 돼서야 64세 이하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권을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접종권을 아직 전달받지 못한 사람들이 예약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당국은 제각각의 답변을 했다. 대규모 접종센터 측은 ‘접종권을 받지 않았으면 예약을 할 수 없냐’는 연합뉴스 측의 질문에 “그러한 경우에는 지자체에 따로 연락해 코드와 접종권 번호를 물어보면 아마 알려줄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하지만 아직 64세 이하 주민들에 백신 접종권을 보내지 않은 도쿄의 한 구청에 접종권 번호 등을 문의하자 “개별적인 안내는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