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바이든·푸틴, 회담 긍정 평가…이면에는 날 선 신경전

입력 2021-06-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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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총평하면서도 개별 기자회견에선 발끈
푸틴 의회 난입·흑인 문제 거론에 바이든 “우습다”
바이든 해커 공격 지적에 푸틴 “미국이 제일 많이 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양 정상은 회담 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이면에는 날 선 신경전이 한가득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았고 긍정적이었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적대감 없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평했다.

다만 논의 주제가 대부분 양국이 날 선 공방을 펼치던 내용이었던 만큼 실제 회담은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회담 후 먼저 기자회견을 연 푸틴 대통령은 야권 운동가이자 감옥에 수감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관한 취재진의 물음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는 대신 미국 사례를 나열했다.

그는 “미국은 최근 잘 알려진 사건(의회 난입) 이후 아프리카계 미국인 살해로 심각한 시간을 보냈고, 이는 ‘BLM(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으로 확대됐다”며 “우리가 본 것은 무질서와 파괴, 법 위반이었고, 이 나라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미국 상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으로, 그간 미국이 인권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이 자주 활용하던 패턴이다.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연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우스운 비교”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나발니가 감옥에서 죽게 되면 그 결과가 러시아에 치명적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러시아 감옥에 갇힌 두 미국 시민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AP연합뉴스
해킹 문제에 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의 민주적 주권을 침해하거나 선거를 불안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혔지만, 푸틴 대통령은 “세계 가장 많은 수의 사이버 공격은 미국에서 이행된다”며 반박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취재진의 추가 질의에도 다소 예민한 모습을 보이며 회담이 그들이 공개적으로 평가한 만큼 평화롭지는 않았음을 드러냈다.

NYT는 “양국은 군사적 위협부터 인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어려운 주제를 다뤘다”며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두 지도자가 공통점을 별로 찾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총평했다.

영국 BBC방송 역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거래는 거의 없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인 조치 없이 어떻게 푸틴 대통령을 믿을 수 있겠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눈에 띄게 불만스러운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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