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LCD TV 판매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마케팅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 온 삼성전자가 올해 10% 성장을 제시하며 보수적인 판매 목표를 내놓은데 비해 수익성을 중시해 온 LG전자는 50% 판매 신장을 목표로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박종우 사장은 최근 지난해 당초 목표대로 2000만대의 LCD TV를 판매했고 올해에는 이 보다 10% 늘어난 22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월 올해 2600만대의 LCD TV를 판매하겠다던 목표를 하향 수정한 것이다.
반면 올해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고 공언한 LG전자는 올해 LCD TV 18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5%를 달성을 공식화했다.
업계에서 LG전자의 지난해 LCD TV판매량을 약 1200만대로 추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50% 판매량 증가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지난해 LG전자 TV가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성장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등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50% 판매량 증가라는) 판매 목표의 달성 가능성은 쉽지 않아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주요 선진국이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갈 전망이 나오는 등 소비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큰 폭의 판매증가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LCD TV를 340만대 판매해 시장점유율을 11.1%로 확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 대비 37%의 성장을 보인 것으로 LG전자의 TV판매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뒷바침 하고 있다.
더욱이 2위를 지키고 있는 소니가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480만대(추정)로 전분기 대비 30%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해 LG전자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서치가 올해 전세계 LCD TV 시장을 당초 보다 1150만대 줄어든 1억1988만대, 판매규모로는 16% 줄어든 64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시장상황은 부정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올해 목표는 판매수치 달성 보다는 시장점유율 2위 등극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화 환율 강세로 고전하고 있는 소니가 지난해와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경영진에서 올해가 2위에 올라설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도 “LG전자가 올해 신흥시장 중소형 TV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북미에서는 할인매장을 통한 로우엔드 시장에 진출하고, ODM방식도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해 LG전자의 공격적인 행보를 가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