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하는데 의미있는 첫발을 내딛었다.
우리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2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종휘 행장과 임주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제휴를 맺고, 우리은행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을 공사를 통해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동화계획 등록 절차를 거쳐 이르면 2월 하순 우리은행 보유 담보대출을 기초로 한 MBS(Mortage Backed Securities)를 발행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MBS가 발행되면 은행권 최초로 국내시장에서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유동화하는 것이다.
이번 유동화는 은행이 판매한 주택담보대출을 공사가 양수한 뒤 이를 기초로 MBS를 발행해 해당 은행에 되파는 방식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는 21%인 반면 공사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는 MBS의 경우 위험가중치가 0%이므로 은행은 이같은 거래를 통해 보유자산을 주택담보대출에서 MBS로 바꿈으로써 잠재부실 위험을 줄이고 BIS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정상' 분류 대출에 대해서도 적립했던 대손충당금(1%)을 환입할 수 있어 수지 개선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박동영 우리은행 자금부 수석부장은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위험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동화를 통해 은행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자산을 재조정하는 것은 은행의 위험관리 강화와 정부의 금융위기 대책 부응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 정기춘 유동화기획부장도 "금융회사는 자산 양도대금으로 현금 대신 MBS를 받게 되지만 필요시 한은 RP 거래나 MBS 매각 등을 통해 언제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여러 측면에서 금융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하는 효과가 큰 만큼 (민간 자산 유동화에)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