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하이닉스반도체 김종갑 대표

입력 2009-01-12 16:55 수정 2009-01-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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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의 핵심은 원가절감능력…프로모스 없어도 20% 점유율 가능”

"프로모스와의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하이닉스의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고 있는) 프로모스의 비중이 5% 미만이기 때문에 세계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대표는 최근 D램 업계의 합종연횡 흐름에서 프로모스가 일본 엘피다의 진영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독자적인 리더십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이닉스 출범의 바탕이 된 지난 1999년 현대전자와 LG반도체 합병을 예로 들었다. 당시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하이닉스가 한 때 삼상전자보다 시장점유율이 높았지만 그것이 계속 유지되지 않은 경험을 끄집어 낸 것이다.

김 대표는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과 원가절감력”이라면서 “일시적으로 점유율을 우리보다 높게 가져간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피다와 파워칩, 프로모스의 삼각 연합으로 당장에는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지만 기술력에서 하이니스가 우위에 있는 만큼 D램 시장점유율 20% 전후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만을 제외한 미국, 일본 기업들의 기술개발 속도를 보면 우리보다 뒤 쳐져 있다”면서 “하이닉스는 지난 5월부터 50나노대 생산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엘피다가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도 기술력, 즉 원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미세공정에서 하이닉스가 1년 정도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 역시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김 사장이 프로모스와의 기술 이전에 문제가 없고 공동생산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 반도체 업계에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유동성 위기의 덫과 함께 합종연횡의 흐름에서도 벗어나게 되면 올해 지속될 생존게임에서 ‘불리한 패’를 쥘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김 사장도 프로모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는 못했다. 그는 “대만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대만의 합종연횡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다”면서 “지금 엘피다와 프로모스의 연합을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모스와의 경우 54나노 기술이전에 대한 정부 신고를 마무리한 상태로 기술이전에 걸림돌이 없고 프로모스측도 대만정부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예단은 안 하겠다”고 말해 프로모스와의 지속적인 협력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것 아니냐”는 진단을 조심스럽게 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급부분에 상당한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어쩌면 바닥이 지난 4분기 일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추가 감산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금유동성 확보가 시장점유율 확대 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판매가격이 재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공급을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이하로 판가가 형성되면 상황에 따라 추가 감산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현재로서는 지금 감산하고 있는 정도에서 추가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김 사장은 “최근 채권단에서 824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만큼 유동성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매출의 10%는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자금 사용계획에 대해 밝혔다. 당장 돈이 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기술경쟁력의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D램은 리더십 유지 가능하고, 낸드플래시는 41나노공정에서 빠른 진전이 있어서 올해는 1위 업체와의 기술적 격차가 상당히 좁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를 토대로 1분기 말이면 41나노공정으로 대량생산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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