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 가사노동가치 5년간 35.8% 급증…1인 가구 확대에 '가사하는 남자' 늘어

입력 2021-06-21 12:00 수정 2021-06-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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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9년 가계생산 위성계정' 발표…'혼자 사는 남자' 노동가치 85.1% 증가

2019년 무급 가사노동가치가 5년 전보다 3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 가구 증가로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인구가 늘어난 데 더해 동일·유사직종의 임금 평가액이 늘어서다.

통계청은 21일 발표한 ‘2019년 가계생산 위성계정’ 자료에서 2019년 무급 가사노동가치가 490조9190억 원으로 2014년 대비 129조4170억 원(35.8%) 증가했다고 밝혔다. 1인당 가사노동가치도 949만4000원으로 237만 원(33.3%)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급 가사노동가치 비율도 25.5%로 2.4%포인트(P) 상승했다.

통계청은 연도 끝자리가 4, 9인 해마다 가계생산 위성계정 자료를 작성한다.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른 평균 무급 가사노동시간에 유사·동일직종 시간당 임금(대체임금)을 곱해 무급 가사노동가치를 산출한다.

행동분류별 가사노동가치를 보면, 가정관리가 327조880억 원으로 44.3% 급증했다. 의류 관리와 반려동물·식물 돌보기가 각각 62.7%, 111.2% 늘었다. 반면 가족·가구원 돌보기는 108조5820억 원으로 14.3% 느는 데 그쳤다. 미성년자 돌보기는 16.9% 늘었으나, 성인 돌보기가 10.9% 감소한 탓이다. 자원봉사·참여활동 증가율(10.7%)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별 가사노동가치는 남자가 134조8770억 원으로 52.3% 늘었다. 여자는 356조410억 원으로 30.4% 증가했다. 절대적인 가치는 여자가 더 크지만, 증가율은 남자가 더 가파르다. 특히 여자의 일평균 가사노동시간은 2014년 214분에서 2019년 205분으로 9분 줄었지만, 남자는 53분에서 64분으로 11분 늘었다. 평균은 136분으로 1분 느는 데 그쳤다. 가사노동시간이 늘어 가사노동가치가 늘었다기보단, 가사노동 인구, 유사·동일직종의 임금 평가액 등 다른 요인들로 가사노동가치가 늘었다는 의미다.

행동분류별로 가정관리, 성별로 남자의 가사노동가치가 급증한 배경은 1인 가구 확대다. 가구원 수별로 1인 가구의 가사노동가치는 47조6040억 원으로 5년 전보다 79.7% 급증했다. 2인 이상 가구는 가구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가사노동가치 증가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인 가구에서 가사노동가치 증가는 남자(85.1%)에서 두드러진다.

혼인상태별로는 미혼에서 54.1% 증가한 반면, 기혼에선 34.2% 증가에 그쳤다. 미혼은 남자가 5년 전보다 67.5% 늘었다. 그나마 기혼 가정에서도 남자의 증가율(49.9%)이 여자(29.5%)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혼자 사는 남자가 늘면서 남자의 가사노동이 증가한 데 더해, 가정 내 가사 불균형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2019년 발표한 ‘2017~2047년 장래가구 특별추계’에서 1인 가구 비중이 2017년 28.5%에서 2047년 37.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추계에 따르면, 2028년부턴 모든 지역에서 1인 가구가 주된 가구 유형이 된다.

▲분류별 무급 가사노동가치 구조. (자료=통계청)
▲분류별 무급 가사노동가치 구조.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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