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M&A, 전년비 2.3배 급증…디지털화·탈탄소가 원동력

입력 2021-06-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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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해 8월 27일(현지시간)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해 8월 27일(현지시간)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인수·합병(M&A)이 어느 때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화와 탈탄소 테마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M&A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금융정보 업체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17일 기준 올해 글로벌 M&A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3배 급증해 2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M&A 건수는 2만5069건으로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고 실제 거래액은 2조6000억 달러(약 2949조 원)로 집계됐다.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2조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미국 시장이 3.8배 성장하며 전체 절반에 가까운 1조2929억 달러를 책임졌다.

닛케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경제 재개 속에서 가속하는 디지털화와 탈탄소 테마를 중심으로 M&A 시장이 재편됐다”며 “세계 각국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넘쳐나는 현금이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미디어 시장의 M&A가 활발하다. 코로나19 이후 동영상과 음악 스트리밍 수요가 많아지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미디어 기업 디스커버리는 최근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가 보유한 미디어사업부와 합병하기로 했다. 그 규모는 최대 15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합병 후 양사는 스트리밍 산업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을 위해 새로운 독립 법인을 신설하는 것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아마존닷컴은 할리우드 스튜디오 메트로골드윈메이어(MGM)를 84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록키와 007 시리즈 등 유명한 영화와 TV 드라마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권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구독자는 1억5000만 명으로 미국에서 넷플릭스 다음으로 많다.

▲전 세계 M&A 규모. 단위 조 달러. 앞 작년 상반기/뒤 올해 상반기. 맨 위부터 일본 제외한 아시아, 일본, 유럽, 미국. 단위 조 달러.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전 세계 M&A 규모. 단위 조 달러. 앞 작년 상반기/뒤 올해 상반기. 맨 위부터 일본 제외한 아시아, 일본, 유럽, 미국. 단위 조 달러.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에 비해 경제 정상화가 늦은 유럽과 일본은 상반기 M&A 규모가 전년보다 각각 25%, 1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역시 디지털화와 탈탄소 정책에 따른 움직임이 강세다. 영국 전력 공기업 내셔널그리드는 웨스턴파워디스트리뷰션을 78억 파운드(약 12조 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일본 최대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 히타치는 미국 IT 기업 글로벌로직을 96억 달러에 사기로 했다. 글로벌로직은 ‘디지털 변환(DX)’에 특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M&A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공표된 스팩에 의한 M&A는 3480억 달러로 무려 40배 가까이 급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팩 상장은 최근 규제로 인해 성장 속도가 느려졌지만,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의 스팩은 이날 유니버설뮤직 지분 10%를 40억 달러에 매입한다고 발표해 또 한 번의 대규모 스팩 상장을 알렸다. 유니버설뮤직은 최근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 업체로부터 막대한 저작권 수입을 올리면서 M&A 시장에서 관심을 끌었다. 유니버설뮤직의 루시안 그레인지 최고경영자(CEO)는 “헌신적인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힘이 된다”며 거래에 만족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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