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버림받은 대우건설, 이번엔 새 주인 찾을까?

입력 2021-06-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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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우건설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올해 대우건설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금호아시아나에 인수됐다가 매각된 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대우건설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주인을 맞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18년 초 호반건설이 인수하려다 불발된 뒤 3년여 만이다.

21일 대우건설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오는 25일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 일정을 시작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통해 인수에 관심을 가진 업체들은 25일까지 구체적인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르면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올해 안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매각 가격은 1조8000억 원~2조 원대로 추정된다. 대우건설 시가총액인 약 3조6000억 원의 50.75%에다가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한 가격이다.

현재 여러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투데이 취재결과에 따르면 중견건설사인 중흥그룹과 부동산 시행업체인 DS네트웍스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인프라 전문 투자사 IPM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중흥그룹은 계열사인 중흥건설이 주축이 돼서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DS네트웍스는 지난 1992년 시행사업을 시작한 부동산 디벨로퍼로, 서울 마곡, 인천 송도, 청라, 루원시티 일대 분양에 성공해 지난 2019년과 지난해 연속 매출이 1조 원을 넘기는 등 숨겨진 부동산 업계 강자다. 대우건설 전에도 지난 2018년 삼환기업 인수전과 지난 해 두산건설 인수전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유력 건설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흥건설은 호남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그룹 내 시공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이 있다. 이 밖에도 중흥그룹은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중흥그룹은 자산총액만 9조2070억 원에 달한다. 만약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재계순위가 미래에셋, 현대백화점과 비슷한 20위 권으로 껑충 뛰어오를 전망이다. 중흥건설의 지난 해 매출액은 1조4730억 원이다.

중흥그룹은 자기자본만으로도 대우건설 인수가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재무적투자자(FI)나 컨소시엄 없이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예정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그 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대우건설과 인수시 두 회사 모두 기업가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해외 기업인 중동 아부다비투자청, 중국계 건설사 중국공정총공사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높아진 가격이다. 연초(1월4일)만 해도 대우건설의 주가는 5150원으로 시가 총액도 2조1404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18일 종가는 8430원에 시가총액도 3조5036억 원으로 약 38%가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18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한 가격이 1조6000억 원으로 시간이 지났고 재무구조 개선 등을 감안하면 높은 가격이 아니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해외 사업장에서 약 3000억 원대 우발채무가 발생한 점을 빌미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노조 반발도 변수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매출액 8조 원이 넘는 건설사의 인수금액을 25일 만에 결정해 입찰서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매각 작업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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