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쿠팡이 도쿄올림픽을 중계한다고?…OTT 업계의 이유 있는 중계권 전쟁

입력 2021-06-22 16:22 수정 2021-06-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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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단독으로 따내는 데 성공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오리지널·독점 콘텐츠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비교적 후발주자인 쿠팡이 OTT 업계의 강자로 떠오를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다음 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제32회 도쿄올림픽 경기를 쿠팡의 자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통해 중계한다. 쿠팡은 네이버·카카오와 경쟁해 중계권을 가져오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온라인으로 올림픽 중계를 보기 위해선 쿠팡의 OTT 서비스인 '쿠팡 플레이'를 통할 수밖에 없다.

쿠팡의 올림픽 중계권은 '온라인'에 한정된다. 즉, 도쿄올림픽 일반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에서 여전히 올림픽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TV 중계와는 별개로, 올림픽 경기를 PC나 모바일 등 온라인에서 내보내려면 지상파 방송 3사에서 중계권을 사야 한다. 업계는 쿠팡이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사기 위해 수백억 원을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로켓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OTT 서비스다. (사진제공=쿠팡)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로켓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OTT 서비스다. (사진제공=쿠팡)

OTT 후발주자 쿠팡플레이, 최신 영화·드라마 등 차별화된 콘텐츠 선보여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로켓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OTT 서비스다. 넷플릭스, CJ 계열 '티빙', 그리고 SK텔레콤 계열 '웨이브'에 비하면 후발주자에 속한다. 쿠팡은 2900원으로 구독하는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추가 비용 없이 쿠팡플레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는 그동안 타 OTT 서비스와 비교해 볼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쿠팡은 최신 영화와 스포츠 중계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SNL 코리아'와 독점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자체 제작 콘텐츠인 배우 김수현 주연의 드라마 '어느 날'도 제작 중이다. 이달 30일에는 국내 OTT 최초로 영화 '미나리'도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스포츠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스포츠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쿠팡플레이, 스포츠 중계에 공격적 투자…아마존 전략과 닮은꼴

특히 쿠팡플레이는 최근 '스포츠 중계'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비롯해 5월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6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 등을 생중계하는 등 스포츠 콘텐츠를 확충하고 있는 것. 여기에 남미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2021 코파아메리카'도 서비스하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에 주력하는 쿠팡의 전략은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전략과 닮은 모양새다. 올해 3월 아마존은 연간 10억 달러(약 1조1330억 원)를 지불하고 미국프로풋볼(NFL)의 목요일 밤 경기인 '서스데이 나이트 풋볼'(Thursday Night Football)을 2023년 시즌부터 10년 동안 독점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으며, 1개의 프리시즌에 대한 독점 중계권도 확보했다. 여기에 EPL 일부 경기와 프랑스 1부 리그 중계권 등 스포츠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국내 OTT 서비스도 스포츠 중계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티빙은 지난 12일 개막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유로2020의 경기는 방송채널 tvN, XtvN을 비롯해 OTT 티빙에서 생중계되며, 총 51경기 중 20경기는 티빙에서만 독점 중계한다. 경기 후 다시보기도 티빙에 가입해야 볼 수 있다.

▲도쿄올림픽 로고와 올림픽 상징 오륜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로고와 올림픽 상징 오륜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 중계, 충성심 높은 열성 팬 많아…쿠팡 관련 논란은 과제

OTT 업계가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열성 스포츠팬들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포츠 콘텐츠는 충성심이 높은 열성 팬들이 많아 신규 시청자 유입을 늘리고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매개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림픽 중계의 경우 특정 스포츠의 팬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시청한다는 점에서 더 큰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근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를 계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쿠팡 탈퇴와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상황을 쿠팡이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다. 22일에는 일본 욱일기 관련 상품을 팔다가 문제가 되자 판매를 중단한 사태까지 벌어진 가운데, 쿠팡플레이의 도쿄 올림픽 단독 중계가 이와 맞물리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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