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타투(문신) 입법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교육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도 있는 심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투 합법화는 성인보다 청소년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조만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에 청소년(학생) 문신에 대한 지도와 관련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거나 매뉴얼을 만드는 등 국가적 기준을 마련해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동석 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청소년(학생)의 외상 문신, 의료 문신 등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논란이 되는 서화 문신은 청소년 건강 문제는 물론 다른 학생에 대한 위화감과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청소년 문신 금지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타투 합법화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문신사법을 지난해 10월 다시 발의했다. 미용, 예술 목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미성년자나 병역의무 기피 목적의 문신은 금지하자는 게 박 의원 제안이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은 3월 눈썹, 아이라인 등 화장 문신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반영구화장문신사법을 발의했다.
류 의원이 11일 발의해 국회 복지위 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타투업법은 타투이스트의 면허와 업무 범위, 타투업자의 위생관리 의무, 정부의 관리·감독 등을 규정함으로써 타투업을 합법화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미성년자 시술을 제한하는 별도의 조항을 두지 않았다. 다만 ‘타투행위의 대상 및 타투이스트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와 한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명시해 시행령에서 미성년자 시술을 제한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김 본부장은 “앞선 두 법안은 청소년(학생)에 대한 문신을 금지했지만 류 의원의 경우 이를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교원의 타투(문신) 시술도 명확한 원칙과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성년자가 아닌 교사 등 공무원에 대해 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문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경찰의 경우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을 통해 과도한 문신은 제한하고 있다.
김중권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시대가 변한 만큼 교사 등 공무원의 문신을 어떻게 봐야 할지 본격적으로 공론화 해야 한다"며 "막연한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는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과 조화를 이루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미성년자 타투 합법화는 공직자와 다른 별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