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22일 사실상 폐지되는 한미워킹그룹의 대안으로 가칭 '한미국장급정책대화'를 언급했다. 이러한 워킹그룹 폐지를 통해 북한에도 시그널을 줄 것이란 입장을 드러냈다.
최 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워킹그룹의 대안이 있나'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최 차관은 "국장급이라고 하면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있고, 이들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는 부차관보급이다. (대북)특별부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정책과 관련한 한미 간 포괄적 조율은 매우 중요하다. 워킹그룹이 사라졌다고 이것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며 "워킹그룹은 곧 (북한에 대한) 제재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의제를 넓혀 포괄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미 워킹그룹 종료 결정이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배려 차원인가'라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당연히 북한에게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몇년간 요구했던 한미워킹그룹 해제를 한미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볼 수 있나'라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엔 "잘 모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이날 앞서 외교부는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협의를 통해 기존 한미 워킹그룹 종료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전날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시 기존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 이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키로 했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2018년 11월 남북 협력과 제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꾸려졌다. 한국에선 외교부와 통일부, 청와대 등이, 미국에서는 국무부, 재무부, 백악보회의(NSC)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그동안 워킹그룹 테이블에선 타미플루의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 등이 다뤄졌다.
'외교부-국무부' 위주의 워킹그룹은 남북협력사업의 제재 면제에 엄격한 기준을 내세우면서 일각에서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2019년 5월부터는 워킹그룹이라는 명칭을 언급하지 않고 실무 협의 방식으로 운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