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 열기’마저 꺾인 대구 아파트 시장

입력 2021-06-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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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모로 하이엔·이시아팰리스
무순위 청약서도 '흥행 참패'

▲대구 수성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대구 분양시장이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서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무순위 청약 요건이 강화된 데다 공급 과잉으로 분양시장 전체가 가라앉은 탓이다.

이번 주 대구에선 단지 두 곳이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수성구 파동 '수성 해모로 하이엔'에서 85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 팰리스'에서 22가구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왔다. 무순위 청약은 아파트 정당계약 이후 미분양·미계약 물량이나 당첨 취소 물량이 생기면 청약가점에 상관 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청약 방식이다.

청약 접수를 마친 결과 새 당첨자를 맞은 집은 수성 해모로 하이엔에서 62가구, 이시아 팰리스에서 9가구뿐이었다. 나머지 집은 무순위 청약을 받고도 미분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택형으로 봐도 두 아파트에서 청약을 받은 6개 주택형 중 4개에서 청약 미달(청약 신청자가 공급량에 못 미치는 것)이 발생했다.

올해 초만 해도 지금과 분위기가 달랐다. 대구 중구 서성로1가 푸르지오 더 센트럴은 올 2월 26가구를 무순위 청약으로 분양했는데 8716명이 몰리면서 무순위 경쟁률이 335.2대 1까지 올랐다. 가점에 상관 없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 본청약보다도 경쟁률이 높아졌다.

분위기가 바뀐 건 대구지역에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서다. 4월 기준 대구 시내 미분양 주택은 897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말(280가구)보다 세 배 넘게 늘었다.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9만9000가구 가까운 주택이 분양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미분양 주택이 늘면서 주택시장 전망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청약 흥행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기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구시는 시장이 지나치게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토부에 대구 일부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여기에 무순위 청약 요건 강화도 무순위 청약을 통행 미분양 물량 소진에 걸림돌 노릇을 하고 있다. 4월만 해도 거주 지역이나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 없이 무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무순위 청약이 과열된다는 비판이 나오자 국토부는 무순위 청약이라도 아파트가 있는 시·도에 사는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 하반기에도 분양 물량이 많아 한동안 미분양 물량이 계속 적체될 것 같다"며 "입지가 안 좋은 단지는 장기간 미분양 상태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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