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지우기 2050] 전자업계, 소비자 선택에 친환경은 필수… 탄소 저감 총력전

입력 2021-06-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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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6-2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가전제품 포장재 업사이클링… 반도체ㆍ디스플레이도 저전력 기술 강화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에서 '2021 에코패키지 챌린지' 공모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에서 '2021 에코패키지 챌린지' 공모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전 세계가 생산하고 사용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전력이 발생할까.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72%가 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한다며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으로 전력을 꼽았다.

그 이유는 PC통신 시대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인 현재까지 천문학적으로 쌓이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어마어마한 전력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우리가 TV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고, 게임을 즐기고 혹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하는 모든 순간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된다는 의미다.

탄소 배출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전자업계가 탄소 배출량 줄이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요 구매층인 MZ(밀레니얼+Z세대) 세대들이 환경 이슈에 민감한 데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2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자원 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진행한 ‘삼성 퍼스트룩 2021’ 행사에서 태양전지를 적용한 친환경 리모컨 도입과 재생 플라스틱 사용 등 탄소배출량 저감 계획을 밝혔다.

대표적인 건 ‘에코패키지’다. TV 포장 박스를 활용해 반려동물 물품, 소형 가구 등을 만들 수 있는 ‘에코 패키지’는 애초 라이프스타일 제품에만 적용됐지만, 모든 TV 모델로 확대했다.

지난 4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는 ‘2021 에코패키지 챌린지’ 공모전도 열고 있다. 버려지는 포장재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업사이클링을 실천해 환경 보호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자는 취지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전무는 “삼성전자는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인 시대를 맞아 에코패키지 챌린지와 같은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은 물론 지속해서 친환경 기술을 제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일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탈플라스틱 실천 협약식에서 LG전자 박형세 HE사업본부장(왼쪽)이 홍정기 환경부 차관(오른쪽)에게 플라스틱 사용의 원천 감축이 가능한 LG 올레드 TV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1일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탈플라스틱 실천 협약식에서 LG전자 박형세 HE사업본부장(왼쪽)이 홍정기 환경부 차관(오른쪽)에게 플라스틱 사용의 원천 감축이 가능한 LG 올레드 TV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탈(脫)플라스틱'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이달 초 환경부, 자원순환사회연대 등과 협약식을 맺은 LG전자는 플라스틱을 덜 사용하는 제품의 생산을 늘리고 제품 내 재생원료 사용 비중도 지속 확대 중이다.

LCD TV 대비 플라스틱을 상대적으로 덜 쓰는 올레드 TV라인업도 더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사운드 바 포장재에 폐지, 골판지를 재활용해 만든 생분해 가능한 펄프 몰드를 쓰고, 포장 박스 형태도 기존 긴 직사각형에서 기역(ㄱ)자 형으로 바꿔 불필요한 완충재 사용을 줄였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고객의 건강한 삶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B2B(기업 간 거래) 제품인 메모리 부문에서도 탄소 저감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전력 효율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 데이터센터의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탄소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출하된 전 세계 서버용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최신 삼성 SSD로 모두 교체하면 전력량 1484GWh가 절감된다. 이는 서울 시민이 2020년 8월 1개월 동안 사용한 전력량보다 많다.

또 D램 4종, SSD 3종, 그리고 e스토리지 2종 등 삼성 메모리 제품 9개는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탄소 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반도체 원료 채취부터 완제품 폐기 순간까지 모든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온 결과다.

카본 트러스트는 기업과 공공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에너지 효율성 향상, 저탄소 기술 개발 촉진을 목적으로 2001년 영국에 설립된 비영리 기관이다.

특히 카본 트러스트 인증 제품 중 ‘포터블 SSD T7 터치’는 우리나라 환경부의 저탄소 인증을 획득하며 녹색제품으로 인정받았다.

녹색제품은 제품 제조 전체 공정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한 제품을 뜻한다. 환경부가 반도체 제품에 녹색제품 인증을 부여한 것은 이 제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역시 매년 생산되는 주요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6개 제품에서 환경부의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확보했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환경성을 소비자들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표기하는 인증제도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원재료 수급 과정부터 제조공정에 이르기까지,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SK하이닉스 선행환경보건 최규진 TL(테크니컬 리더)은 “최소한의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도 중점적으로 사용한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OLED TV 패널은 기존 LCD 패널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줄인 친환경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에 필요한 유리기판 및 일부 플라스틱 부품 외 나머지 부품들을 재활용이 쉬운 철 소재로 단일화해 재활용률을 92.2%까지 끌어올렸다.

(출처=삼성디스플레이)
(출처=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저전력 OLED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이바지하고 있다. 연간 약 4억 대의 OLED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과 비교해 지난해 약 11만 톤의 온실가스를 절감했다. 축구장 5600여 개 면적에 약 1700만 그루의 소나무 숲을 조성했을 때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에 맞먹는 효과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전자 기기 특히 모바일 기기의 소비전력은 사용자의 편의성 측면과 아울러 지구온난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제품생산을 위해 저전력, 친환경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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