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두 번째 겨울’ 오나…국내 시장은 이미 쑥대밭

입력 2021-06-23 16:43 수정 2021-06-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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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3만 달러 선 붕괴...올해 상승분 반납
이더리움·도지코인 가격도 반 토막
가상화폐 시총은 5월 정점 이후 1480조 증발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통했던 3만 달러(약 340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다시 3만4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일부 낙폭을 만회했지만,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도 동반 급락하면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가상화폐의 겨울’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시장은 주요 가상화폐 가격 폭락은 물론 잡코인 상장 폐지까지 겹치면서 쑥대밭이 된 상태다.

2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한때 2만8814.75달러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이 3만 달러선 밑에서 거래된 것은 1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사실상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중순 6만4829달러를 터치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나게 됐다.

다른 주요 가상화폐들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4100달러 선을 찍으며 올해에만 466% 폭등했던 이더리움은 이날 1900달러 선 밑으로 추락했다가 이후 간신히 2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으로 주목받았던 가상화폐 도지코인도 24% 넘게 폭락하며 0.17달러까지 내려갔다. 특히 도지코인은 지난달 기록한 고점 대비 약 76% 폭락해 같은 기간 주요 가상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5월 정점 이후 1조3000억 달러(약 1480조 원) 증발했다. 가상화폐 버블이 3년 만에 다시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18년 비트코인은 1만6800달러대까지 올라갔다가 연말 300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좋은 데다가 현재 시장 상황도 2018년 폭락 때와는 다르다며 최근 시장 움직임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비트코인이 차트에서 지난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동안의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지는 ‘데드크로스’를 통과했다면서 기술적 약세장 진입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규제 소식이 새로 나올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최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업비트가 지난 18일 24개 코인 상장 폐지를 결정하는 등 주요 거래소들이 잡코인 정리에 나서면서 가상화폐 시장을 더 냉각시켜 투자자들의 손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신구민(가명, 29) 씨의 코인 수익은 ‘반동가리’다. 술자리서 시작된 코인 투자. 남들처럼 돈 복사의 꿈을 안고 계좌를 개설했다. 차트와 뉴스를 오가며 수집한 정보들로 나름 알차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적은 코인, 실물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은 코인들을 골라 꾸렸다.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 51.43%. 월급에서 다달이 모은 돈이 증발했다. 시장이 하락장으로 돌아서는 와중에도 마음을 다잡았다. 이 겨울도 지나가리라 믿었다. 더 떨어질 곳이 있을까 싶어 ‘존버(끝까지 버티기)’ 했지만 여전히 차트가 파랗다.

신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페이스북 A 코인 모임에선 속속 본인들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공유하고 있다. 수익률 -90%, -89%는 예삿일. -50%는 내보이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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