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家 지배’ 웰스토리에 일감 몰아준 삼성에 2349억 과징금

입력 2021-06-2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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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최지성 전 미전실장 고발...“웰스토리, 총수일가 캐시카우 역할”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이투데이DB)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이투데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가 사실상 지배하는 삼성웰스토리(이하 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0억 원이 넘은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웰스토리에 부당 지원을 주도한 혐의로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삼성그룹 전 미래전략실장은 검찰의 수사를 받는다.

공정위는 계열사 부당 지원 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삼성전자·디스플레이·전기·SDI(지원주체)와 웰스토리(지원객체) 등 삼성그룹 계열사 5곳에 과징금 총 2349억 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과징금은 부당 지원 행위에 내려진 과징금 중 역대 최대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부당 지원을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부당 지원을 받은 웰스토리는 국내 1위 급식업체로 삼성그룹 동일인(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옛 에버랜드)의 100% 자회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디스플레이·전기·SDI는 2013년 4월부터 올해 6월 2일까지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주면서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수수료로 인건비의 15% 추가 지급, 물가·임금인상률 자동 반영 등의 계약구조 설정을 통해 웰스토리가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4개 회사들이 거래상대방 선정에 관한 합리적인 고려나 비교 없이 웰스토리에 자신들의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나아가 상당히 유리한 조건까지 설정해 웰스토리에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실제 웰스토리가 지원 기간 동안 삼성전자 등 4곳으로부터 시현한 영업이익은 누적 4859억 원(연평균 694억 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비계열사로부터 시현한 영업이익은 누적 103억 원 적자(연평균 15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웰스토리가 계열회사들의 내부거래를 통한 지원행위 없이는 독자적 생존조차 불투명한 회사란 점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부당 지원은 당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의 개입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 지원이 있기 전 웰스토리는 수익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미전실이 2012년 10월 계열사들에게 웰스토리가 최적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육 국장은 "당시 최지성 미전실장은 웰스토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시현할 수 있는 계약구조 변경안을 2013년 2월 보고 받고 이를 최종 확정했다"며 "이후 미전실 방침에 따라 삼성전자 등 4개 회사가 웰스토리와 급식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전실은 웰스토리의 급식물량 보전을 위해 2014년, 2018년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구내식당 경쟁입찰을 중단시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웰스토리가 내부거래를 통해 거둔 수익이 삼성 총수 일가의 핵심 자금조달창구(캐시 카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2015년 9월 최초로 공시한 분기 보고서를 그 근거로 들었다. 내용을 보면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74.76%가 웰스토리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삼정회계법인이 평가한 기업 가치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제일모직(에버랜드 통합) 자회사인 웰스토리 부문의 가치(약 2조8000억 원)가 피합병회사 옛 삼성물산의 가치(약 3조 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육 국장은 "2015~2019년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웰스토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상당부분을 배당금(총 2758억 원)으로 수취했다"며 "결과적으로 웰스토리가 총수 일가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부당 지원 행위가 행해졌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해 검찰 고발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육 국장은 "총수 일가의 개입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 조성 관련성이 전원회의에서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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