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롭스' 사업부, 반년만에 팀으로 조직 축소…롯데도 H&B스토어 접나

입력 2021-06-28 10:00 수정 2021-06-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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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5대 사업부→롯데마트 상품본부 산하 팀으로 격하…경쟁 격화ㆍ수익성 악화에 올하반기 매장 수 절반으로 감축

(사진제공=롯데쇼핑)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이 헬스&뷰티(H&B)스토어 사업인 '롭스' 조직을 축소하고 있어 사업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쇼핑의 할인점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마트는 최근 롭스 조직 축소를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롯데마트는 기존 상품본부 산하에 있던 롭스 부문을 상품본부 내 H&B 부문의 '롭스 팀'으로 축소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부터 롭스 조직 축소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롭스를 롯데마트에 흡수 통합하기로 하면서 연초까지 롭스 부문은 대표이사 산하 전략경영부문, 경영지원부문, 마케팅부문 등과 함께 '롭스 부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어 롯데쇼핑은 롭스를 상품본부 산하 부문으로 편입시켰고,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선 상품본부 H&B 부문 내 '롭스 팀'으로 한 단계 더 축소했다. 지난해 말까지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와 함께 '5대 사업부' 중 하나였던 롭스 사업부가 불과 6개월 만에 본부 산하 부문의 '팀'으로 격하된 것이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롭스 사업 철수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롯데슈퍼 소속 태스크포스(TF)로 시작한 롭스는 이듬해 별도 사업부로 분리 독립하는 등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며 사업에 공을 들였으나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1위 사업자 CJ올리브영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글로벌 뷰티편집숍 '세포라'와 신세계의 뷰티편집숍 '시코르'까지 등장하며 경쟁은 심해졌고 수익성은 악화했다. 그러면서 롭스는 롯데쇼핑 구조조정 작업에서 '통폐합 1순위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해 롭스와 이커머스(롯데온), 컬처웍스(롯데시네마) 등이 포함된 기타사업부는 영업손실 2660억 원을 기록했다.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올 1분기 롯데마트에 흡수된 뒤에도 롭스는 영업손실 69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사업 철수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해당 부문(H&B 부문)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이뤄진 조직개편"이라며 "사업 철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롭스 '사업 철수'는 부인하고 있지만 사업 축소 계획은 밝힌 바 있다. 롯데쇼핑은 5월 발표한 '롯데쇼핑 2021년 1분기 실적' 자료에서 지난해 말 101개였던 롭스 매장을 올해 말까지 절반 수준인 52개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쇼핑은 △1분기 2개 △2분기 6개 △3분기 16개 △4분기 28개 매장을 각각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한편,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사들은 H&B 사업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2017년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손잡고 야심차게 도전장을 낸 H&B스토어 '부츠'도 영업손실이 계속되자 지난해 사업을 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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