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위기, 협력업체 '어쩌나'

입력 2009-0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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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개 업체 100% 전속...연쇄부도 위기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가면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협력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3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주최로 열린 쌍용차 관련업계 조찬 간담회에서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부도 위기에 몰린 협력업체 지원책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1차 부품업체는 213개이며 2, 3차까지 포함하면 500∼60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44개 업체가 쌍용차에 100% 전속된 업체다.

특히 쌍용차에 전속된 업체들은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연쇄부도 위기에 놓였다.

이날 급기야 쌍용차는 공시를 통해 부품조달 차질에 따라 평택과 창원공장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생산을 중단해 지난 5일 생산을 재개한 지 약 1주일 만에 다시 공장이 멈춰섰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 어음발행도 안되고, 현금 결제를 하려고 해도 모든 협력 업체들에게 일괄적으로 현금결제를 해줄 수도 없고 또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채권은행이 파악한 산업은행이 파악한 쌍용차의 자체 금액은 380억원 가량이며 이 정도 자금이면 한 달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쌍용차가 감산을 하면서 납품 비율을 낮춰왔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금, 어음발행도 안되고 현금결제도 어려워 더 이상 납품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쌍용차에 납품을 중단한 것은 아니며, 쌍용차가 정상화 돼서 공급도 원활이 되길 바랄 뿐"이라며 "또한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서 현금으로 물품 대금을 받으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고 언급했다.

한편, 쌍용차 협력업체들은 쌍용차가 대금으로 지급한 이달 말까지 도래하는 1000억원의 만기어음을 정상적으로 지급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쌍용차가 발행한 어음을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것은 쌍용차에 대한 간접 지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쌍용차에 전속된 업체들에 대해 차등 지원방안을 밝히기도 했고, 지식경제부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금융사들이 신속하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패스트 트랙이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 가능성을 열어둬 조만간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 안상준 연구원은 "쌍용차의 채무규모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자동차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을 증가시켜 국내 자동차 산업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조수홍 연구원 역시 "산업적으로 더욱 불확실성이 확대된 시기라고 판단된다"며 "협력업체들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경영상 고통은 더욱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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