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깨끗하고 문재인 대통령처럼 그렇게 안 되고 잘할 것 같다."(정영순·8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이 예고된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주변은 인파로 북적였다. 바로 앞 지하철역인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앞에는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양재시민의숲역 5번 출구 건너편부터 기념관 입구까지 100m 거리에는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 100여 개가 늘어져 있었고 각종 현수막이 달렸다. 화환에는 '윤석열은 국민 편입니다', '윤석열이 온다. 희망이 온다', '윤석열은 대한민국 희망입니다' 등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화환을 구경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자 김모 씨(70)는 "(윤 전 총장이)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좋다"며 "검찰총장을 했던 분이라 개인적으로 아는 건 없는데 너무 괜찮다"고 말했다. 특히 현 정부에 대해 "세금을 세금대로 다 올려놓고 집을 팔려고 해도 팔 수가 없다"며 "(윤 전 총장에겐) 바라는 것이 없고 무조건 좋다"고 얘기했다.
쭉 늘어진 화환의 끝에는 기념관 입구가 나왔다. 이곳에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팬클럽인 '열지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천막을 치고 발열 체크를 도왔다. 이들은 11일 윤 전 총장이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을 때도 빨간 우산을 들고 행사에 참석해 지지를 보냈던 이들이다. 발열 체크를 완료한 참석자들에겐 '열지대'가 적힌 마스크,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공정·정의·상식'의 문구가 적힌 배지를 나눠줬다.
천막 앞에는 '윤석열 팬클럽 열지대(悅地帶) 회원가입' 팻말이 있었다. 그 옆에서 사진을 찍던 정영순 씨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너무 훌륭한 이 사람을 아주 그냥 난도질했다"며 "그게 분해 가지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 씨는 "(윤 전 총장은) 훌륭한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이 10년 동안 한다고 했는데 다 끝났다. 윤 전 총장은 깨끗하고 문 대통령처럼 안 되고 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념관 내부에도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각종 모임의 회원들이 몰려 있었다. 이들은 오전 6시부터 현장에 모여 윤 전 총장의 이름을 연호했다. 한 단체장은 마이크를 잡고 "구호를 연습해봅시다"라며 "제가 윤석열을 외치면 여러분이 대통령을 외치면 된다"고 유도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이 오기 전까지 연신 구호 연습을 하며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오전 11시 5분경 윤 전 총장이 기념관으로 들어가자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계속 외쳤다. 윤 전 총장은 회색 계열 넥타이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아무 말 없이 기념관 안으로 들어갔다.
기념관 앞에서 만난 안영식(79) 씨는 "(윤 전 총장이) 추 전 장관에게 고통을 받고 정부의 고통을 받고 그래서 빨리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하는 일이 참 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부 국민이 다 밀어주고 좋아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을 잘살게 해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기념관 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참여를 선언한다. 회견 내용에는 국민 주권과 정권교체, 공정의 가치, 무너진 상식 회복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회견 후에는 취재진과 40분간 질의응답 시간도 있을 예정이다. 현장에는 정진석·권성동·윤주경·정점식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