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수서역점 '찜'…서울 동남권서 현대 무역점ㆍ롯데 잠실점 2위점끼리 승부

입력 2021-07-05 11:30 수정 2021-07-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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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조감도. (사진제공=KT에스테이트)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조감도. (사진제공=KT에스테이트)

신세계가 2027년 수서역에 초대형 점포를 내기로 하면서 백화점 빅3의 2위 점포끼리 한판 승부를 펼친다. 서울 동남권에는 공교롭게도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주요 백화점의 매출 2위 점포들이 몰려 있다. 신세계는 SRT 및 GTX-A가 정차하는 수서역 점포로 동남권 석권에 나선다는 각오다.

◇ 신세계 수서역점 라이벌은 현대 무역점ㆍ롯데 잠실점

신세계백화점은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2027년 점포를 오픈하면서 서울·수도권 동남부 수요를 집중 공략한다고 5일 밝혔다. 복합개발사업이 완성되면 SRT 수서역 일원은 수도권 동남부 대중교통 및 고속철도의 지역 거점은 물론, 초대형 유통 상업 허브로 떠오를 전망이다.

영업면적은 약 8만3000여㎡(약 2만5000평)로 서울 내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 2만7000평ㆍ8만9100㎡)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맞먹는 매머드급 점포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동남부의 핵심 상권이 될 만한 잠재력이 매우 큰 입지적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수서역점은 8월 오픈 예정인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에 이은 6년 만의 도전이 된다. 경쟁 점포로는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지목된다. 공교롭게도 이들 점포는 각 백화점의 2인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신세계 수서역으로부터 직선거리 약 3㎞ 떨어진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점포 매출 1위는 1조4768억 원을 거둔 본점으로 잠실점은 1조4725억 원으로 본점과 미세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수서역과 5㎞ 채 되지 않은 거리에는 현대백화점의 무역센터점이 있다. 코엑스몰과 도심공항터미널과 연결된 무역센터점은 지난해 8841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1조 클럽에 가입한 판교점에 이은 2번째로 매출이 높다.

◇ 신세계 수서역 '찜' 왜? 롯데ㆍ현대 따돌린 대구점의 추억

신세계가 수서역을 제 2의 강남점으로 낙점한 것은 소비력이 높은 주거 밀집 단지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점이 꼽힌다.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대치동, 도곡동 등 아파트 밀집지 인근에다 신흥 부촌인 잠실과도 가깝다. 서울 송파구와 성남, 하남에 걸쳐있는 위례신도시와도 가장 가까운 백화점 중 하나가 된다.

최근 교통 중심지 점포의 흥행도 바탕이 됐다. 서울 반포에 위치한 고속버스터미널과 함께 있는 강남점의 경우 롯데백화점 본점을 제치고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점포를 기록했다. 국내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2년 연속 기록한 점포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2016년 동대구역사에 오픈한 대구점도 좋은 추억이다. 롯데와 현대에 비해 지역 후발 주자지만 대구점을 선보인 3년 만에 대구 유일 공식 롤렉스 매장을 롯데 대구점에서 뺏아오더니 지난해 말에는 에르메스 부티크 매장도 현대 대구점에서 신세계로 이동했다. 올해 3월엔 샤넬도 신세계 대구점에 오픈하면서 명품 빅3를 모두 갖춘 전국 8개 백화점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에는 6683억 원의 총매출로 백화점 전국 톱 10 점포에 이름을 올렸고, 작년에는 7891억 원으로 더 뛰었다. 이에 비해 2016년 6720억 원이던 현대 대구점 매출은 지난해 5995억 원대까지 뒷걸음질쳤고, 롯데 대구점의 매출도 3962억 원에서 2226억 원으로 줄었다. 신세계의 대구 진출 4년 후인 지난해엔 향토 백화점인 동아백화점이, 올 7월에는 대구백화점 본점이 휴업하기로 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서울 동남권은 구매력 높은 부유층이 많이 거주해 백화점들이 노리는 곳”이라면서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등을 거점으로 삼으면 상권 범위가 수십 ㎞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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