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100년(兩個一百年)’ 목표 실현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위한 핵심 어젠다이다. 첫 번째 100년인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은 9천만 명의 공산당이 13억 명의 인민들에게 약속한 목표 실현의 원년이라 그 의미는 남다르다. 그만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고민은 대내외적으로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엿볼 수 있다.
첫째, 공산당이 약속한 3대 격차 해소를 통한 샤오캉 사회가 실현되었는가? 중국의 3대 격차는 도농·동서·빈부 간의 격차를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의 약속은 1단계 1980년대 원바오(溫飽, 기초적인 의식주 해결)→2단계 2021년 샤오캉(小康, 여유로운 중산층 사회)→3단계 2049년 따통(大同, 선진복지국가 실현)으로 요약된다. ‘원바오’는 덩샤오핑의 1978년 개혁개방 확대 및 1992년 남순강화를 계기로 달성했다. ‘전면적 샤오캉 건설’도 후진타오의 서부대개발과 시진핑의 중국몽 세부 목표 아래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실질적인 이면을 살펴보면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특히 농촌과 빈곤퇴치는 향후 중국이 가고자 하는 ‘따통사회’ 건설의 핵심인데, 생각보다 실현 속도가 더딘 상태다.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가장 많이 등장하는 키워드가 바로 ‘농촌과 빈곤퇴치’임을 보면 중국 정부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지방정부별로 진행되는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의 주제도 바로 ‘농촌과 빈곤퇴치’로 집약된다. 2020년 기준 중국의 농촌 인구는 약 5.6억 명으로 3농(농민·농촌·농업) 및 빈곤퇴치가 공산당 리더십의 핵심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발생과 미·중 간 마찰로 인해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실업률은 중국 공산당 리더십의 바로미터로 정부가 신형도시화와 서비스산업 육성·발전에 중점을 두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 점차 심화되고 있는 중국 견제 및 반중정서 확대라는 대외적인 국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중국 공산당은 미국 동맹국 중심의 중국 견제가 제3국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겉으로는 담대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그 속내는 결코 편치 않을 것이다. 시 주석은 유엔 가입 50주년과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3국 정상들과 축하인사를 주고받으며 공산당 리더십의 성과와 일대일로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이미 50여개국 정상들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내 편 만들기’는 국가를 넘어 중국 내 외국유학생들에게까지 전방위적으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시 주석은 베이징대 외국유학생들에게 중국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공산당의 역사와 변화를 알아야 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중국 친화적인 대내외 인사와 국가들을 중심으로 포괄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것은 3연임을 준비 중인 시 주석에게는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중국 내부에 확산될 수 있는 중국 견제 국면 및 고립에 대한 책임론 대두 가능성과 3단계 ‘따통’의 중국몽 실현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4억 인민이 모두 잘 살아야 한다는 ‘공동부유(共同富裕)’의 중장기 목표와 서방국가와 함께 공생하며 2049년 건국 100주년인 두 번째 100년의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예견하기 힘들다. 공산당이 공신력을 잃으면 다시 복구하기 어려운, 이른바 ‘타키투스의 함정(Takitus Trap)’을 중국도 경계할 것이다. 공자도 ‘군왕이 통치를 함에 있어서 군사, 식량, 신뢰의 3가지 요소 중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4억 인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국 공산당 정권의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창당 100주년의 기쁨과 미래의 고민이 교차하는 중요한 시기인 듯하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했다. 또한 미국 듀크대학에서 교환교수로 미중관계를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