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부, ‘기록적 폭염’에 피해 속출…수십 명 사망에 기업 운영 차질도

입력 2021-06-30 09:06 수정 2021-06-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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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고 기온 기록 경신에 산불·가뭄 우려
휴교부터 열차·식당·야외수영장 운영 차질도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에 있는 올림피아 페더럴 세이빙스 은행 외부에 설치된 온도계가 28일(현지시간) 107℉(41.6℃)를 가리키고 있다.  올림피아/A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에 있는 올림피아 페더럴 세이빙스 은행 외부에 설치된 온도계가 28일(현지시간) 107℉(41.6℃)를 가리키고 있다. 올림피아/AP연합뉴스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치면서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때아닌 불볕더위에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열차·야외 수영장·음식점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다수의 지역 고온 경보가 발령되면서 산불 및 가뭄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은 전날 1945년 이후 역대 최고 기온인 40.0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수은주가 42.2도까지 치솟으면서 하루 만에 새 기록을 다시 썼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역시 3일 연속 기온이 40도를 웃돌고 있다. 26일 41.7도, 27일 44.4도, 28일 46.1도 등 기온 자체도 계속해서 우상향을 그리는 추세다. 고기압이 해당 지역을 덮치면서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공기가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매우 위험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28일까지 이들 지역에 고온 경보를 발령했다.

캐나다 서부 지역 역시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턴 지역 기온은 이날 47.9도까지 올랐다. 이는 이틀 연속 캐나다 최고 기온 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앨버타주와 유콘, 매니토바, 서스캐처원 등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날인 30일에 기온이 48.9도까지 상승, 사흘 연속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 환경부 역시 “지속적이고, 위험하며, 역사적인 열파가 며칠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인해 이들 지역에서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밴쿠버 지역의 많은 초등학교가 휴교하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사망자가 쏟아졌다.

캐나다 연방경찰(RCMP)은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 인근에 있는 도시 버너비와 서리에서 하루 만에 최소 6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RCMP 측은 “이들 대부분은 나이가 많거나 기존에 기저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조사 중이지만, 대다수 사망 원인에는 기록적인 더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이번 무더위와 관련한 신고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멀나우머 카운티 보안관실에서는 폭염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쏟아졌으며, 구급차가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만 했다.

무더위는 열차 운행이나 기업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포틀랜드에서는 29일까지 무더위로 인해 고속 경전철과 전차 운행이 멈춰선다. 포틀랜드 지역의 일부 야외 수영장은 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문을 닫았으며, 시애틀에서는 식당들이 영업을 중단했다.

산불 및 가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작년 여름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열파에 따른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현지 당국에서는 “산불이 일어나기 쉬워지는 것 외에 가뭄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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