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가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모두 세계 시장에서 10위권을 유지했다. 다만 점유율은 중국 배터리 업체의 선전에 다소 줄었다.
30일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와 이투데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88.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배가량 늘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 회복세가 속도를 내고 있어서 이런 추이는 앞으로 좀 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 3, ID. 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와 피아트 500, 포드 쿠가 PHEV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와 현대 코나 EV(유럽)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사용량이 급증했다.
다만 K배터리의 성장률은 시장 성장세와 비교하면 일부 혼란 상태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배 이상 급증한 20.5GWh를 기록했지만, 순위는 한 단계 낮아진 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4.7GWh로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순위는 4위에서 5위로 하락했고, SK이노베이션은 2.5배 이상 늘어나며 6위를 유지했다.
1위 CATL과 4위 BYD를 비롯한 상당수 중국계 업체들은 중국 시장의 팽창에 힘입어 점유율이 상승했다.
반면 3위 파나소닉을 비롯한 일본계 업체들은 시장 평균을 밑돌며 대부분 점유율이 하락했다.
5월 한 달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21.1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축소됐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11개월 연속 회복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국내 3사가 2021년 들어서는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에 직면하여 다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중국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CATL과 BYD 등을 필두로 중국계 업체들이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국내 3사가 더욱 험난한 여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에 국내 3사에서는 기반 경쟁력 배양과 성장 동력 점검 등 주요 과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