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첫 만남 후 다시 한번 '경선 버스 정시 출발'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황교안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며 당내 주자를 살피는 데 힘을 썼다.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행보가 윤 전 총장 등 당밖 주자를 불러와 대선판을 키우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30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2021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행사 도중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첫 만남 후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선 버스는 버스라고 하려면 무조건 정시에 출발해야 한다"며 "택시나 다른 형태의 교통수단이 되면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조했던 '경선 버스론'을 다시 꺼낸 것이다.
오후에는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황 전 대표의 '초일류 정상국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황 전 대표 띄우기에 나섰다. 그는 "당 대표로서 가지셨던 모든 경험을 문 정부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구해내는 일에 투입해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황 전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런 행보는 경선 버스라는 원칙을 강조해 당밖 주자를 압박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당은) 주자가 서는데 우리는 주자가 안 서는 것이 오래 지속되는 것도 전략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8월 경선 일정에) 뒤처질 이유가 전혀 없다. 어떤 주자도"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서 22일 원 지사의 정책자문그룹인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회에도 참석했다. 이어 제주를 직접 방문해 온종일 원 지사와 일정을 같이 했다. 29일에는 홍 의원의 인뎁스(in-depth) 보고서 설명회에 참석해 격려했다.
국민의힘 비수도권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우리 당 내부의 인사들을 찾아봬서 그 사람들이 더 빨리 움직이게 함으로써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더 빨리 들어오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감사원장을 빨리 입당하게 만드는 효과"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도 이 대표의 행보가 당 대표로서 당연한 역할이며 당 밖 주자를 불러와 대선판을 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당연한 것"이라며 "당 대표면 무슨 행사 참석하는 건 의전실이나 비서실에서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특별히 누구를 챙기고 말고 한다는 건 억측"이라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누구든지 만나서 깍듯이 예우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도 통합으로 방향을 찍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대선 레이스 판 키우기도 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한테 압박이 되는 것"이라며 "야권의 대선판을 키우고 있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