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연이은 악재로 분위기 '흉흉'

입력 2009-01-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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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넥스 공장 화재ㆍ이구택 회장 사퇴 등 국내 최고 자존심 추락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연초부터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사상 최초의 생산물량 감소에 이어 1월 적자설, 그리고 포스코의 수장인 이구택 회장의 사퇴까지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우울한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기 때문.

14일 포스코에 따르면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 연말부터 경영전략 수립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과 1월 사상 최초로 57만톤을 감산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감산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구택 회장도 지난 12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09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율, 원자재가, 경기상황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며 "1분기까지는 감산을 지속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경영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포스코는 사상 최초로 1월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되면서, 주요 언론들이 이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한 해명자료를 통해 "1월 경영실적이 사상 최악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고안정과 판매확대방안 등을 통해 1월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하고 있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2공장에서 가스누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화재발생 후 40분만에 진화에 성공해 피해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지만, 같은 날 경영현장과 생산현장에서 안좋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내 분위기는 뒤숭숭해졌다.

여기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은 것은 이구택 회장의 사퇴. 14일 주요 언론들이 이 회장의 사퇴소식을 전하면서 포스코는 소위 '공황' 사태에 빠졌다.

포스코의 한 직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이 회장의 사퇴가 기정사실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이 회장의 퇴진이 일신상의 사유나 경영상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을 포함한 외풍에 의한 것이라는 가능성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임직원들의 자부심이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이같은 임직원들의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포스코의 수장이 외풍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에 대해 사내 분위기는 "또냐? 민영화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외풍에 의해 흔들려야 하냐"며 자조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도 이 회장의 퇴진 등 최근 일어나고 있는 포스코의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동향은 늘 업계의 관심사였다"며 "국내 철강업계의 맏형이자 시장을 이끌고 있는 선도기업이 최근과 같은 일련의 사태로 인해 흔들리지 않기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이사회는 조만간 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회장 후보를 선출, 내달 6일 개최예정인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을 선임하고 같은 달 27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신임 회장 안건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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