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왕' 유지 이어받은 농심 신동원호 출범…해외 시장 넓히고 신사업 키운다

입력 2021-07-01 14:40 수정 2021-07-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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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회장 (농심)
▲신동원 회장 (농심)
농심이 신동원 회장 시대를 열었다.

농심은 신동원 부회장이 1일자로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고 신춘호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지 5개월, 영면에 든지 3개월여 만이며, 농심 창립 56년만에 처음으로 회장이 바뀌었다.

신 회장은 올 2월 고 신춘호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후 농심을 진두지휘해왔지만 회장 취임은 서두르지 않았다. 신춘호 회장의 장례 후 애도기간을 거치고 형제들과의 지분 정리를 마무리한 후 비로소 회장에 취임했다. 아버지 신춘호 회장의 ‘가족과 우애하라’는 유지를 지킨 것이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세계 속 농심 만든다=
신동원 회장은 ‘거짓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 속의 농심을 키우라’는 고 신춘호 회장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신 회장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변화와 혁신을 통한 New 농심’을 만든다는 포부를 밝히며 회장에 취임했다. 변화에 대한 의지로 슬로건부터 바꿔달았다. 신 회장이 선포한 새 슬로건은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이다. 신춘호 회장이 강조한 최고의 품질이라는 철학을 이어가면서 고객에게 사랑받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지난해 세계 5위에 오르며 한국 라면의 ‘매운 맛’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농심은 해외 성장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농심은 올해 말 미국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제2공장은 봉지면 1개 라인과 용기면 2개 라인이 우선 설치되며 연간 약 3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제1공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연간 생산량은 총 8억5000만개에 이른다. 국내 공장 생산량 증대로 함께 추진한다. 이미 구미와 안성의 생산량 증대를 이뤄냈고, 내년까지 안양공장 역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농심은 생산량 증대를 통해 현재 30%대인 해외매출 비중을 더욱 끌어올려 세계 빅4 라면 기업 진입에 도전할 계획이다.

신동원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라면기업 5위라는 현재 성적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라며, “이를 위해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을 세계 탑클래스로 재정비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 경영권 분쟁 없는 승계 이룬 농심의 힘=
농심은 형제나 가족간 잡음 없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신춘호 회장은 일찌감치 장남 신동원 회장에게 농심을, 장녀인 신현주 부회장에게 농심기획의 경영을 각각 맡겼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을,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경영하는 방식으로 자녀들이 고르게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신춘호 회장이 일찌감치 각 계열사 경영을 2세들에게 분배함으로써 농심은 경영권 분쟁 없이 질서 있는 승계작업이 진행됐다.

고 신춘호 회장의 지분 35만 주(5.75%)는 신현주 부회장, 신동익 부회장이 각각 5만 주, 신동원 당시 부회장의 장남 신상렬 씨가 20만 주, 신동익 부회장의 장남 신승렬 씨가 5만 주를 상속받았다. 율촌화학 334만7890주는 신동윤 부회장에게 134만 7890주를, 차녀이자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부인인 신윤경 씨와 신동윤 부회장의 장남 신시열 씨에게 각각 100만 주씩 상속했다.

◇농심 라면 넘어 신시장 개척=
고 신춘호 회장은 ‘라면왕’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만큼 라면에 대한 애정과 제품 개발에 대한 열정이 높았던 인물이다. 신동원 회장은 아버지의 라면 신화를 이어가는 동시에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 농심의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선다. 아버지의 열정이 담긴 사업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는 것이다.

최근들어 농심은 식품 사업 확장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콜라겐 등의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사내외 스타트업을 지원해 적극적인 신사업 육성에도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신동원 회장은 “1965년 당시 농심은 스타트업이었다”며, “임직원 모두가 젊은 피가 되어 스타트업처럼 활발하게 성장해 나가자”며 미래 먹거리를 착실히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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