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 "기업 경영은 단거리 달리기 아닌 '마라톤'"

입력 2021-07-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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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 해소가 목표…역마진 할인ㆍ광고 통한 매출 확대보단 '건강한 성장'이 먼저"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 (사진제공=머스트잇)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 (사진제공=머스트잇)

"해외 구매나 면세점 경로가 막히며 명품 소비가 온라인으로 옮겨진 영향이 있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명품 소비가 '만족감'을 줬기 때문에 시장이 커진 것입니다. 예전에는 저렴하게 입는 게 '합리적 소비'로 인식됐다면 최근엔 '좋은 옷을 사서 오래 입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가 됐죠."

유통업계에선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확산의 수혜를 입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을 이끄는 조용민(37) 대표는 그보다 명품에 대한 인식 변화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조 대표가 '명품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힌 계기는 "기존 플랫폼이 명품의 성격과 맞지 않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2011년 출범 당시를 뒤돌아보며 조 대표는 "종합몰에서도 명품을 팔았지만,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함께 취급하다 보니 주목도가 떨어졌다"며 "소수의 명품 플랫폼은 사이트의 시스템이 낙후돼 있어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UX(User Experience)를 개선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일궜다. 그중에서도 머스트잇은 단연 돋보이는 업체다. 지난해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머스트잇은 250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해 시장점유율 15%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8%, 77% 늘며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에서 만난 조 대표는 '시스템 안정성 확보'가 머스트잇의 성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 대표는 "사용자가 머스트잇에 접속해서 명품을 사면서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더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지가 우리 회사의 미션"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사용자가 이용하는 시스템을 '안정성 있게' 구축할 수 있느냐가 사업 경쟁력이라고 본다. 사람으로 치면 '코어 근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더 높은 성장을 위해 지하의 '지반'부터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며 "10년간 대규모 광고 마케팅에 투자하기보단 사용자 UI(user interface) 개선에 힘써왔다. 머스트잇은 '시스템 본질'에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트잇이 IT 기업 출신 인재를 꾸준히 영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구글과 이베이코리아 등에서 'S급' 개발자 등 전문 인력을 꾸준히 영입한 조 대표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선 '기술적 고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투자 유치 작업도 활발하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7월 1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5월 말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로부터 130억 원 규모의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280억 원에 달한다. 머스트잇은 기술 투자, 인재 채용, 마케팅 확대 등에 이 투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트잇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 대표는 최근 온라인 명품 시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온라인 명품 시장을 "진흙탕 같다"고 평가했다. 점유율 확보를 위해 무분별한 출혈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요지다.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이른바 '역마진' 마케팅이 횡행하고, 시스템 구축보단 과도한 광고 마케팅에 집중하는 사례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조 대표는 "소비자의 온라인 명품 소비 과정에서 불편함이 있다면 그것을 해소해주고, 보완해주는 게 업계 목표가 돼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소비자가 온라인을 찾을 이유가 생기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기업 경영을 '마라톤'에 비유했다. 그는 "기업 경영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장기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신발끈을 동여매지 않고 일단 뛰면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넘어질 수 있고, 오래 달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조 대표는 우선 '2024년 거래액 1조 원'이라는 기존 목표 달성을 위해 한 걸음씩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성장세가 빠르다고 해서 목표치를 상향할 것이 아니라 원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고객의 명품 구매 과정에 있어 대안이 없는 차별적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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