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일본 경제보복 당시 '외교적 해결' 건의 받고 격노

입력 2021-07-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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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건의를...바둑 둘 줄 아느냐? 지금은 승부처"

▲<YONHAP PHOTO-2041> 국무회의 발언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2    jjaeck9@yna.co.kr/2021-06-22 10:40:37/<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2041> 국무회의 발언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2 jjaeck9@yna.co.kr/2021-06-22 10:40:37/<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년 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발표했을 당시 참모들로부터 '외교적 해결'을 건의받고 격노했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일본 수출규제 2년이 되는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2018년 7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발표되자 청와대는 긴박한 토론 끝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적 방법에 의한 해결'을 건의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대다수 참모의 의견이 반영된 메시지 초안을 본 문 대통령의 반응은 침묵이었다"며 "참모들은 대통령의 침묵이 대단한 분노를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긴급회의가 소집됐고, 문 대통령은 바둑 이야기를 꺼내며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바둑을 둘 때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이 바둑의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며 "지금이 소부장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승부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메시지를 건의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박 수석은 "평소 화법과 스타일을 생각하면 엄청난 질책"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그렇게 해서 2년 전 소부장 독립운동의 방향이 결정됐다"며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의 국익"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가야 할 길과 극복할 과제는 남아있지만, 소부장 독립운동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소부장 100대 핵심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졌고, 시총 1조원 이상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수도 13개에서 31개로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 마침내 소부장 독립기념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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