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홀딩스, 기업 가치 향상 없는 주식수 늘리기… 시장서 통할까

입력 2021-07-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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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주식수 확대 위해 최대주주 지분 매각… 주가 '급락'

쿠쿠홀딩스(구 성광전자)가 액면분할과 최대주주 지분 매도를 통해 거래 주식수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신사업 등 구체적인 기업가치 상향 계획이 없고, 오히려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해 소액투자자에게 손해만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쿠쿠그룹에 따르면 쿠쿠홀딩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기존 주당 500원이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711만여 주였던 발행주식은 3556만여 주로 늘어난다.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을 결의하고 같은 달 24일 매매가 정지된 후 27일에 새롭게 분할 발행된 주식이 상장된다.

앞서 계열사인 쿠쿠홈시스는 지난 2019년 4월 액면분할을 결정한 후 같은 해 6월부터 기업설명회(IR)를 3차례 여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대주주 지분 일부도 블록딜을 통해 매각했다. 액면분할 결정 약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 구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이 회사 쿠쿠그룹 계열사 지분 약 445억 원어치를 팔았다.

구 회장은 쿠쿠홀딩스 지분 2.11%를 주당 11만9913원(총 179억 원어치)에 매각했다. 같은 날 구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쿠쿠홈시스 주식 209만 주 중 60만 주(지분율 2.67%)도 블록딜로 매각했다. 매도단가는 전일 종가 대비 9.0% 할인한 4만4272원으로 총 265억 원어치다.

구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것은 2014년 쿠쿠홀딩스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당시 쿠쿠전자)한 이후 처음이다.

쿠쿠그룹 관계자는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는 최대주주 지분이 각각 69.07%, 75.44%에 달해 묶여 있는 주식이 많다"며 "유통주식수 확대를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블록딜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 주가는 블록딜 당일 각각 4.53%, 6.27%씩 내렸다. 물량을 받아간 기관 등이 장내 매도를 한 탓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블록딜 물량의 경우 대부분 당일 오전 중에 (장내에)풀린다"고 말했다.

기존 주주로서는 당혹스럽다. 정작 신사업 추진이나 경영 효율화 등 가시적인 변화는 없기 때문이다. 쿠쿠홀딩스는 다음 달 임시 주총서 액면분할 안건과 정관 변경 안건을 함께 논의한다. 정관 변경의 경우 액면분할 관련 규정을 고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주식수 확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쿠쿠그룹은 지난 2019년 4월 쿠쿠홈시스 액면분할 결정 후 같은 해 6월부터 3차례에 걸쳐 기업설명회(IR)를 여는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했지만, 주가는 분할상장 첫날(종가 4만2800원)과 유사한 4만4700원 수준(2일 종가 기준)에 그쳤다.

쿠쿠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시 주총 목적은 액면분할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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