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지우기 2050] '탄소제로 경제' 선봉에 선 자동차 업계

입력 2021-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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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뉴노멀이 된 탄소경영:자동차업계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중형차 1대 생산에 이산화탄소 17t 배출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얼마 만큼의 탄소발자국이 발생할까.

자동차는 제조에서 유통까지 유독 복잡하고 방대한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일례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금속 부품과 프레임, 타이어, 대시보드를 살펴보자. 금속 부품과 프레임은 땅에서 광석을 채굴한 후 금속을 추출하고, 이것을 다시 금형으로 가공해야 한다. 타이어는 고무나무에서 고무를 추출하고 화학 처리 과정 등의 가공을 거친 뒤 강철코드와 결합해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대시보드도 마찬가지로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이들 부품은 조립 공장으로 운반돼 비로소 완성차가 된다. 또 여기서 소비자에게 인도되기까지 수많은 인프라와 인력의 손을 거친다.

가디언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총 탄소배출량을 신차에 드는 총 비용으로 나누면 약 1400달러당 72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셈이 된다. 3만3000달러짜리 중형차를 생산한다고 치면, 17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3년 치 가스 및 전기의 양과 맞먹는 규모다. 이대로라면 자동차 업계가 탄소배출권을 아무리 많이 사도, 나무를 아무리 많이 심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전 지구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선진국 규제 강화, 차업계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 한몫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와 수소차를 앞세워 ‘탄소제로’ 경제의 선봉에 나서는 이유다. 여기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도 대폭 앞당겨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이면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2021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에서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수는 최대 2억3000만 대에 달할 것이며 점유율은 1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전기차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도달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전기차 판매량이 약 300만 대, 전년 대비 41%나 늘었다.

특히 유럽과 중국 등 각국의 규제 강화가 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은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이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영국은 2030년부터 휘발유 등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퇴출할 방침이다.

전 세계에서 탄소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중국 또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시절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수소차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패러다임 전환에 앞서 이미 내연기관차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차 시장으로 핸들을 틀었다. 친환경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차의 등장으로 본격 시작됐다. 최초의 현대식 하이브리드차는 1997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내놓은 ‘프리우스’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전기차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2029년까지 전기차 75종을 출시해 완전 전기차 기업으로 변신할 계획이다. 2034년부터는 내연기관 신차 출시를 전면 중단하고 2040년부터는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차, 수소차만 판매할 예정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2030년까지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만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미국 미시간주에 1억8500만 달러를 투자해 자동차 배터리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도 적극적이다. 2010년 포드는 “향후 15년간 탄소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목표로 한 기간의 절반 만에 이를 달성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아우디는 2035년, 도요타는 2040년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전통차 업체뿐만 아니라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니오 등 전기차 업체들의 움직임도 주목을 받고 있다. EV세일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량 순위는 총 18만4500대를 판매한 테슬라가 차지했다. 점유율은 25%였다. 지난해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에서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80%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약 13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뜨겁다. 니오는 5월 초에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샤오펑모터스가 노르웨이에 전기차를 수출하며 유럽 시장에 발을 디뎠으며 아이웨이스의 전기차도 독일과 프랑스, 덴마크 도로를 달리고 있다.

포브스는 “2040년 이후 전기차만 신규 생산되고 내연기관차의 폐차까지 평균 14년이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하면 2055년쯤에는 모든 도로에서 내연기관차가 사라지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만 달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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