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7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3.6%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3.1%에서 2.8%로 낮췄다.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숀 로치 전무는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아시아 무엇이 달라졌나' 주제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경제 회복 전망은 낙관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더딘 민간소비 부문을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봤다. 그는 "수출은 꽤 탄탄하게 지속되고 투자도 개선되고 있는데, 가계 소비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경제 회복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가계 소비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와 관련해 "연말이나 내년에 기준금리 인상이 있고, 내년 말까지 1.25%로 예상한다"며 "1.25%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0.5%로, 한국은행은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숀 로치 전무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한국 등 아시아에서는 일시적이고 내년에는 소멸할 것"이라며 "가계와 서비스부문 지출이 낮고 노동시장도 타이트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올해 2%를 밑돌고, 내년에는 1.5%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킴엥 탄 상무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빠르지만, 아시아 지역은 그렇지 않다"며 "선진국의 백신 접종률이 좋기 때문이며, 아태지역도 경기 회복의 견고한 성과가 나오겠지만, 회복 속도 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선진국에 대비해서 더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바로 없어질 것 같지는 않고, 아태지역의 확진자 수는 지속해서 등락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수출 호조가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S&P 박준홍 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수출품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긍정적' 등급조정이 2019∼2020년에 비해 늘어나는 등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S&P는 현재 평가하고 있는 국내 기업 중 67%에 '안정적', 25%에 '부정적', 8%에 '긍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부정적' 전망은 지난해 최고치인 35%에 비해 크게 낮아진 반면, '긍정적' 전망은 5%를 밑돌았던 수준에서 높아졌다.
S&P는 최근 업황 개선을 반영해 SK하이닉스와 LG전자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