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씨티은행장 "매각 변수 많아…더 지켜봐야 한다"

입력 2021-07-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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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순<사진> 한국씨티은행장이 소비자금융 매각에 대해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유 행장은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주택금융공사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 기념식’에서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한 이투데이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유 행장은 매각 방향에 대해 “(이번 달 내에 출구 전략이 결정될지는)지켜봐야 한다. 아직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 4월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 소비자금융 시장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후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정리가 가시화됐다. 출구 방향은 통매각과 부분 매각, 단계적 사업 폐지 중 하나다. 금융당국과 씨티은행 노조는 직원들의 고용이 승계되는 통매각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달 1일 ‘햇살론뱅크 업무 협약 및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매각을 하는 데 금융위원회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법 테두리 안에서 도와줄 용의가 있다”며 “통매각을 해서 고용이 유지되고 소비자가 보호되는 것이 은행의 이익이 부합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복수의 금융회사들이 씨티은행이 개방한 가상데이터룸에서 자산 현황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입찰 대상자 선정의 절차가 속도 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LOI를 낸 금융사는 4곳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전체 인수를 희망하는 곳도 있지만, 자산관리와 신용카드 등 부분 인수를 희망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 알짜 사업부라 불리는 곳들만 부분 매각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씨티은행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8일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분 매각에 대해 “도축하듯 우리 몸뚱이 중 팔 수 있는 부위를 잘라서 팔고 마지막까지 정리 안 된 부위가 있으면 쓰레기통에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소비자 금융 전체 매각에 대해 안정적인 인수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매각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각 진행 시 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임금 직원을 덜어내 매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 행장도 지난달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로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희망퇴직을 언급했다. 희망퇴직 단행 시 퇴직자에 대한 특별퇴직금 규모는 5년 치 임금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이 마지막으로 희망퇴직을 했던 2014년 근속 연수에 따라 36~60개월의 급여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타 은행들이 24~36개월 치의 급여를 퇴직금으로 주는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아직까진) 파업 계획이 나온 게 없다”며 “지난달 쟁의행위를 가결했던 건 법이 허용하는 합법적 쟁의행위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파업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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